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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윤영찬 갑질…세금 내는 기업은 억장이 무너진다
윤영찬 갑질…세금 내는 기업은 억장이 무너진다“카카오 너무하네요. 들어오라고 하세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보좌관에게 보낸 SNS 내용입니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기사가 포털사이트 ‘다음’ 메인에 배치된 것을 본 뒤였습니다. 그는 “전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연설을 메인에 배치하지 않았으면서 야당 원내대표 것은 메인에 걸어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느끼는 부분에 대해 내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송구하다고 하면 될 일을 이렇게 억지를 부리며 버팁니다. 보통 일이 아닙니다. 윤 의원은 당연히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과 국회의원이 카카오 같은 민간기업을 호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의 문제입니다. 왜 멋대로 들어오라고 하는 겁니까. 할 말이 있으면 본인이 전화를 걸거나 찾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책상이라도 치면서 항의하려고 한 것인가요. 여당 국회의원이 기업인을 불러 경위를 따지는 것은 의견전달이 아닙니다. 압력입니다.국민 세금으로 먹고 사는 공직자가 왜 이렇게 오만하고 권위주의적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평소 기업을 얼마나 깔봤으면 “들어오라”는 표현이 입에 붙었을까요. 이런 사람이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맡아 국정 홍보를 책임졌습니다. 9일 오전에 대관업무를 맡고 있는 기업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제를 물어봤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실에서 갑자기 들어오라고 하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듭니다. 너무 무서워요.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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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한경 단독…“추 장관 아들은 한국 육군”
한경 단독…“추 장관 아들은 한국 육군”요즘 한경 정치부 기자들이 추미애 장관의 아들인 서 모씨의 ‘군복무 특혜의혹’에 대해 연일 단독 기사를 날리고 있습니다. 우선 8일 기사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날 오전에 서씨 변호인측이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했는데요, “서씨는 한국 육군이 아니라 주한 미군의 복무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휴가 미복귀 관련 의혹에 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두시간여가 지난 뒤 좌동욱 이정호 기자가 이를 반박하는 기사를 온라인에 내보냈습니다.“카투사는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에 파견된 대한민국 육군 신분으로 휴가, 전역 등 기본적인 인사 관리는 한국군의 지휘를 받는다”는 국방부의 유권해석을 기사화한 것입니다. 실제로도 많은 군 관계자들이 변호인 측 해명에 고개를 갸웃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기사는 곧장 큰 반향을 일으키며 다수 매체들의 추종 보도를 이끌었습니다. 사태 초기에 “소설 쓰시네”라며 기세좋게 야당 의원을 공박하던 추 장관은 점점 궁지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한경은 지난 7일에도 “추미애 보좌관 군부대에 수차례 전화…자대 배치 후 청탁 잇따라”라는 제목의 특종성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휴가 문제 뿐만 아니라 서 씨가 자대에 배치를 받은 이후에도 각종 청탁이 잇따랐다는 제보를 기사화한 것인데요, 무려 8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알고 보니 보직 변경-근무지 이동 등의 청탁이 있었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타인의 치부를 들춰내는 것이 이렇게 으스댈 일이냐고 힐난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현안에 뛰어들지 않는 기자는 기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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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코로나 세대의 눈물'을 시작하며…
'코로나 세대의 눈물'을 시작하며…대나무의 생명활동은 마디를 통해 이뤄집니다. 가녀린 힘을 모아서 간신히 한 마디를 만들고 나면, 또 다른 마디를 만들기 위해 다시 에너지를 모으는 식의 성장을 합니다. 동물의 척추나 관절은 대개 태어날 때부터 마디가 만들어져 있지만, 성장하면서 마디의 윤곽이 분명해지고 힘도 강해집니다. 모든 생명은 한꺼번에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단계적으로 성장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그것이 종의 생존과 번성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겠죠.오늘은 ‘코로나 세대의 눈물’ 이라는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격리당한 미래’라는 부제도 달았습니다. 진학이나 취업, 창업, 결혼이나 육아 등을 앞두고 있는 2030에게는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가 무척 원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노력하거나 준비해서 이제 막 새로운 한 마디를 만들려고 하는 이들입니다. 피눈물 나는 사연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장기 불황에 시달려온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더 커졌을 겁니다.편집회의를 하면서 시리즈 제목으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잃어버린 1년…코로나 세대의 눈물’이었습니다. 지금 코로나로 좌절하고 있는 2030세대를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식으로 표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기간을 특정할 수가 없다는 난점이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1년에 끝날까요? 아니면 2년, 3년?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격리당한 미래’는 대나무로 치면 한 마디의 성장이 유예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통합니다. 도중에 ‘뭔가 앞날의 희망을 좀 담아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그래도 꿈은 살아있다’든가 아니면 ‘절망
202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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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무력증에 빠진 경제관료들…높은 자부심은 어디로 갔나
무력증에 빠진 경제관료들…높은 자부심은 어디로 갔나얼마 전, 기획재정부가 5년짜리 중기재정계획을 발표하면서 2022년말 국가부채를 1070조원으로 제시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2021년말 국가부채 전망치보다 125조원이나 늘려놓았기 때문입니다. 숫자도 컸지만 방향과 속도 때문에 더 놀랐습니다. 올해만 98조원이 늘어나는 국가부채가 내년에 코로나발 팽창예산 탓에 105조원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는 그 이듬해 늘어나는 국가부채 규모를 125조원으로 더 키워놓은 것입니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공무원들이 이렇게 통이 크면 안됩니다. 역대 정부 가운데 재정을 이렇게 가볍게 여기는 정부는 없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증가하게될 나랏빚이 410조원인데요.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의 부채증가 합산액보다 60조원이나 많은 것입니다. ‘재정 파수꾼’으로 불리는 기재부 공무원들은 이런 양상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전직 관료들은 대부분 혀를 끌끌 찹니다. 아무리 정권의 위세가 대단하더라도 경제관료로서의 전문성과 자부심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현직 공무원들은 일단 말을 아낍니다. 여러 가지 여건상 재정확대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쩐지 남의 얘기를 대신 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대체로 체념하고 있는 듯한 표정입니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는 식입니다. 사실 정색을 하고 이 사람들 탓을 할 수도 없습니다. 거창한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할 처지도 아니지 않습니까. 공무원들은 장관의 명을 이행해야 하는 것이고, 장관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주문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죠. 유난히 고집스러운 부동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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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왜 고립무원이었나
이재용 부회장은 왜 고립무원이었나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어이 재판에 넘겼습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및 수사중단 권고를 묵살하고 기소를 강행한 것입니다. 사법절차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검찰이 스스로 만들어놓은 수사심의위의 존재 의의도 사라지게 됐습니다. 경제계는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분위기입니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기업인을 이렇게까지 옭아맬 수 있느냐는 반발이 상당합니다. 법조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삼성 수사팀을 향해 ‘경주마’라고 불렀습니다. 주변은 살피지 않은 채 채찍에 휘둘려 앞만 보고 달려간다는 의미였습니다. 애초에 이 사건은 사안의 중대성과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검사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검찰을 장악하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권력수사 의지를 굽히지 않은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격렬한 내전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 이후 최종 처분이 나오기까지 두달 넘게 걸린 것도 검찰 조직의 관심이 다른 곳에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한때 불기소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삼성 수사를 주도해온 윤 총장의 측근들이 모두 숙청당하면서입니다. 하지만 막상 불기소 결정을 접하고 보니, 여러 가지 여건상 검찰의 합리적 결정을 기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석열이 누구입니까. 조국 전 법무장관의 비리를 통렬하게 정조준해 국민적 인기를 얻었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간 ‘묵시적 청탁’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경제계는 이 프레임을 실체가 없는 가공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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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의·정 갈등의 기저에 깔린 것
의·정 갈등의 기저에 깔린 것파업 사태로 치달은 의료계와 정부의 대치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에 파업은 안된다는 정부 측 명분이 힘을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료계의 반발 논리도 나름 탄탄하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방역의 일등공신인 의사들을 이렇게 코너로 몰아넣었어야 했느냐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부는 당초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의사 국가고시 시험을 연기하고 대화를 제의했지만 결말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불만과 불신이 워낙 강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공의에 이어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파업 대열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극한 대립을 불러온 것일까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문제 등은 하나의 계기일 뿐, 지금까지 쌓인 모든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들고 일어난 것 같습니다. 당장 의사 부족 문제를 바라보는 양측의 시선이 너무 다릅니다. 해결책도 마찬가지입니다. A1,4면에 이지현 박상익 기자 등이 현재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관련 기사 바로 가기▶ 관련 기사 바로 가기중국기업 배만 불리는 중기 우대정책정부와 공기업이 발주나 주문을 하는 공공조달 시장에 대기업과 중견기업 참여를 배제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진입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계 기업만 혜택을 받는다는 지적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요즘 드론과 3차원(3D)프린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첨단 제품들에까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3D프린터의 경우 지난해 중국산 수입액이 2년 전의 두배로 불어났다고 합니다.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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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거리두기 3단계, 쉽게 결정할 사안 아니다
거리두기 3단계, 쉽게 결정할 사안 아니다정부가 방역 최고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발동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수그러들 기미가 없는 가운데 의료계 파업까지 겹치면서입니다. 3단계는 걷잡을 수 없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의료시스템 등이 붕괴될 때 마지막으로 쓰는 카드입니다. 필수 사회·경제활동 외 모든 외출·모임, 다중이용시설 운영 등의 활동이 금지되고 국민들은 최대한 집에만 머물도록 행정지도가 이뤄집니다. 제가 3단계 신중론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우선 2단계 방역지침부터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마스크 안쓰고 다니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실내는 더 심각합니다. 지역별로도 지침이 달라 이동 때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제대로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3단계까지 간 상황에서도 바이러스가 잡히지 않으면 어떡할 겁니까. 당장 규제강도를 높이기 보다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너무 크다는 점입니다. 흔히 거리두기를 하면 자영업이나 내수업종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산업현장의 생산과 수출도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직원들이 제대로 출근을 못하고, 회의도 못하고, 외부 거래선과의 접촉도 못하는데 어떻게 평소처럼 생산성을 내겠습니까. 재택근무나 원격회의도 잘 하면 괜찮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제한적이거나 단기간인 경우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현재 1,2,3단계로 나뉘어 있는 방역 지침이 너무 단순하고 유연하지 않다는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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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조국사태와 전공의 파업은 어떻게 만났나
조국사태와 전공의 파업은 어떻게 만났나'조국백서'를 저격하는 ‘조국흑서(원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출간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 사회를 두동강낸 ‘조국 사태’에 대해 두 책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조국백서가 ‘조국은 억울하다’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비해 조국흑서는 ‘조국은 변호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조국흑서의 저자들은 조국백서를 작성한 사람들과 한때 같은 진보진영에 몸을 담은 인물들입니다. 그것이 서적의 인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조국백서를 제작한 김어준 김남국 최민희 같은 사람들이 흑서의 진중권 권경애 김경율 같은 저자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사자로서 최근 기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등을 부지런하게 제기하고 있는 조국 전 장관도 이들에겐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상대하기가 버겁다고 느끼는 모양입니다. 받아치려면 상대방의 개인적 약점이나 진영논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먹힐 수가 없는 상황인 겁니다. 조국 사태가 우리 기억 속에서 좀처럼 잊혀질 수 없는 것은 관련 수사나 재판이 남아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특권과 반칙, 불공정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 마다 가족 전체가 연루된 조국사태의 수많은 편린들이 소환되기 때문입니다.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비리 의혹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의사들의 파업사태 때 의대 입시 비리 의혹에 휩싸였던 조 전 장관의 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정부가 공공의대 학생선발에 시민단체 등을 참여시키겠다고 하자 젊은 의사들이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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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백신 나와도 코로나 경제는 끝나지 않는다”
“백신 나와도 코로나 경제는 끝나지 않는다”오늘은 좀 심각한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내년에 코로나 백신이 나와도 지금 같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냥 흘려 버리기에는 스피커의 명성과 전문성이 너무 높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예전처럼 뉴욕과 로마로, 도쿄와 다낭을 활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명돈 서울대 교수의 진단입니다. 그는 “코로나 재확산은 충분히 예견돼온 것이며, 백신이 나오더라도 코로나 유행은 쉽사리 종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봉쇄와 거리두기 등을 통해 유행을 억제하고 의료시스템 부담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말했습니다. 요즘 말로 확증 편향적인 화법입니다.그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침투 부위가 신체 외부에 위치한 호흡기여서 다른 질환에 비해 완벽한 백신이 나오기를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백신 접종 후 예방률이 90%에 달하는 간염은 백신으로 만들어진 체내 항체나 면역세포가 간세포로 이동해 바이러스를 죽이는데 반해, 코로나가 침투하는 호흡기 중 상기도를 이루는 기도 점막, 비강(코) 등은 우리 몸 밖에 있어 면역세포가 이동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오 교수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는 또 있습니다. 세계적 면역학자로 영국연구혁신기구(UKRI) 최고 책임자를 지낸 마크 월포트(67) 박사입니다. 그는 얼마전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천연두처럼 백신으로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라고 말했습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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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입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재정준칙부터 만들어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재정준칙부터 만들어라코로나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면서 4차 추경과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특히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상황이 워낙 엄중하고 서민경제에 대한 타격 또한 만만찮은 만큼 재정 여건을 들어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평소 경제문제에 대해 중도 좌파에 가까운 성향을 갖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겠죠.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모양입니다. 김 위원장이 주도하는 미래통합당의 변화가 중도층에 빠른 속도로 먹혀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고집스럽고 비타협적이었던 야당의 이미지도 현실 문제에 착근하는 정당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전통적 보수층에선 여전히 거부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지지층의 외연 확대라는 과제 앞에서 당내 어느 누구도 반기를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차 재난지원금 효과에 대한 사후평가도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정치권이 서둘러 2차 지원금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유감입니다. 국내에서 코로나 재확산이 이슈가 된 것은 지난 14일부터였습니다. 이슈 선점에 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차 지급’을 치고 나온 것이 21일이었습니다. 불과 1주일 만에 퍼붓기 경쟁에 불을 지핀 것입니다.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긴 하지만, 피해가 현실화되지는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당분간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랏 돈을 쓰는 것은 상당
202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