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11월 27~29일) 극장 관객수는 27만 명 대로 10월 초 추석 연휴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주 전 44만 2000여 명에서 16만 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주말 관객수는 지난 추석 연휴인 10월 2~4일 109만 9000여 명을 기록한 후 50만 명 대로 다시 하락세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말 성수기를 노리던 한국 텐트폴 영화들이 대거 물러나면서 연말 극장가는 예전 같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신작 영화와 '인생작'으로 꼽혔던 재개봉 작들이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조제'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 원작에 한국적 감성을 불어넣었다. '눈이 부시게'를 통해 애틋한 호흡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지민과 남주혁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연출은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종관 감독이 맡았다.
배우 한지민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과 이별을 겪으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소박하지만 잔잔하게 담아낸 영화"라며 "조금은 느리지만 그렇기에 인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새출발'(2014)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받으며 주목 받은 장우진 감독이 '춘천, 춘천'(2016)에 이어 선보이는 사계절 춘천 시리즈로 '초행'의 김대환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고 '지슬'의 양정훈 촬영감독 등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실력파 제작진이 참여했다.
30년 만에 첫날 밤의 추억이 있는 청평사를 다시 찾은 중년 부부로 '죄 많은 소녀', '도망친 여자' 등을 통해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준 서영화와 '남매의 여름밤'을 비롯해 장우진 감독의 전작에서 함께 한 양흥주 배우, 그리고 특별한 계획없이 춘천 청평사에 들린 젊은 남녀는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이상희, 우지현이 호흡을 맞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오는 10일 개봉.
영화는 현 대한민국을 살아가며 미디어와 일상에서 끊임없이 요구받는 과한 '꾸밈'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여자라면, 여자라서, 여자니까 화장을 해야 하고, 치마를 입어야 하고 머리 한 번 자르기 힘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의 목소리를 냈다.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탈코르셋-도래한 상상' 등 여성주의 도서를 발표한 이민경 작가, 비혼여성들을 위한 유튜브 채널 혼삶비결의 S와 A, 여성의 일상을 담은 유튜버 한국여자, 배우 차희재,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윤김지영 연구전임 교수 등 탈코르셋 운동에 앞장선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이 출연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는 10일 개봉.
이 작품은 김이설 작가의 동명의 단편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누구보다 거침없고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10대 청소년들의 민낯을 그린다.
'보이스 비'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승인'과 평화주의자 '현태'가 교내에서의 싸움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 액션 드라마다.
강렬한 액션으로 호평을 받은 단편 '우기'를 장편화 한 윤민식 감독의 작품 '보이스 비'는 전작으로부터 한층 더 성장한 주인공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다듬어지지 않은 고등학생들의 순수한 우정과 그것을 지켜내기 위한 모든 것을 액션을 통해 선보인다. '글로리데이', '광대들:풍문조작단' 등의 김희찬, '해치', '두 번째 스무살' 등의 노영학 등이 출연한다. 오는 10일 개봉.
영화 '새해전야'는 새해를 일주일 앞두고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이야기다. 작품에는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까지 매력적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새해전야'에서 김강우와 유인나는 지난 사랑의 실패로 새로 찾아온 사랑을 두려워하는 형사 지호와 재활 트레이너 효영을, 유연석과 이연희는 와인 배달원 재현과 스키장 비정규직 진아 역을 맡아 미래에 대한 고민 속 성장통을 겪는 와중에도 피어나는 청춘들의 풋풋한 감정을 그렸다.
이동휘와 중국의 라이징 스타 천두링, 염혜란은 사기로 결혼 자금을 털린 여행사 대표 용찬, 결혼을 앞두고 한국으로 발령 받은 야오린, 하나뿐인 남동생 국제결혼에 심란한 예비 시누이 용미를 연기했다. 이들은 국제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 나가는 예비 가족을 그리며 문화와 언어를 초월한 가족애를 선보일 예정이다.
홍지영 감독은 "소통이 부재했던 한 해,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를 준비했다"면서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월 개봉 예정.
국내 천만 관객을 넘긴 최대 흥행작 '인터스텔라'와 전쟁 실화를 그린 '덩케르크', 히어로 블록버스터의 전설로 꼽히는 '다크 나이트'를 선보인다.
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조제' 개봉을 앞두고 원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도 다시 볼 수 있다.
상반기에 개봉했다가 코로나19로 곤혹을 치른 저예산 한국 영화들도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재개봉 한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프랑스 여자', 뮤지컬 독립영화 '어게인', 다큐멘터리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와 '고양이 집사' 등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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