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스타+

새롭고 강력한 여성 빌런…스릴러 영화 '콜'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오랜만에 어릴 적 살던 시골집으로 돌아온 서연(박신혜). 선교사들이 살았다는 서구식 이층집은 동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좋은 집이지만, 서연을 맞아주는 사람은 없고 서늘한 기운만 내뿜고 있다.

아빠는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엄마는 뇌종양으로 입원해 있는 상황.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서연이 오래된 집 전화를 찾아 연결하자 벨이 울리고 '선희네 아니냐'고 묻는 전화가 반복해서 걸려 온다.

벽으로 가려둔 공간에서는 1999년 서태지를 좋아했던 누군가의 다이어리를 발견한다.

서연은 선희를 찾는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과 다이어리의 주인이 동일 인물이고, 20년 전 같은 집에 살았던 영숙(전종서)이라는 걸 알게 된다.

20년의 시차를 두고 있지만 같은 집에 사는 같은 나이의 두 사람은 어느덧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영화 '콜'은 지금은 쓰지 않는 무선 전화기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고 영향을 끼치는 타임 워프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무전기로 과거와 현재가 소통했던 드라마 '시그널'과 같은 설정이다.

새롭지 않은 설정을 신선하게 만들어 주는 건 배우들이다.

박신혜와 전종서를 비롯해 영숙의 신 엄마 역의 이엘, 서연 엄마 역의 김성령까지 20대∼50대 여성 배우들이 활약한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으로 데뷔한 전종서의 연기가 모든 걸 압도한다.

20년 뒤를 사는 서연과 전화로 연결됐을 땐 미래의 문물을 신기해하는 순진한 아이 같은 모습도 보여주지만, 애초 그가 갇혀 지내게 된 건 반사회성 인격장애와 경계선 성격장애 때문이었다.

해결되는 듯했던 상황이 서연과 영숙의 두뇌 싸움으로 다시 뒤집히며 반전을 거듭하는 장르의 규칙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서연에 의해 자극받으며 연쇄 살인마로 폭주하는 영숙은 새롭고 강력한 여성 빌런으로 꼽을 만하다.

사건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다소 불친절하거나 완벽하지 않은 설정들도 눈에 띄지만, 현재와 과거의 난투극과 추격전이 빠르게 교차하며 뒤섞이는 장면 등은 몰입감이 좋다.

엔딩 크레딧이 시작하고 바로 쿠키 영상이 나온다.

단편 '몸값'으로 주목받은 신예 이충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지난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하다 넷플릭스 행을 택했다.

오는 27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연합뉴스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