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은 정체불명의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 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 분)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이야기. 10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시동’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최정열 감독과 배우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최성은, 윤경호가 참석했다. 마동석은 다른 일정으로 인해 함께하지 못했다.
최 감독은 “영화에는 ‘어울리는 일을 찾지 못한 캐릭터’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캐릭터’ ‘하다 보니 어울리는 일을 가지게 된 캐릭터’ 등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이런 인물을 통해 ‘어울리는 일을 찾아야 한다’ ‘어울리는 일을 해야 한다’가 아니라 ‘그것이 무엇이든 괜찮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다시 돌아가서 시동을 걸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와 만화 같은 연출이 시선을 끈다.
택일은 엄마인 정혜(염정아 분)와 티격태격하는데, 박정민은 택일이 엄마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장면을 기억에 남는 신으로 꼽았다. 그는 “시나리오에서 읽을 때도, 웹툰에서 볼 때도 그 장면에 울컥했다”며 “저처럼 ‘마음만 효자’인 사람들이 많이 공감할 것이다. 마음속에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듬뿍 있는데 그게 어긋나게 표현돼 관계가 틀어지고, 또 그렇게 틀어진 관계를 봉합하는 모습은 나도 경험했던 것”이라고 공감했다.
정해인은 “‘시동’을 처음 읽었을 때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며 “따뜻한 에너지를 주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하며) 많이 위로 받았고 감독님, 같이 고생한 많은 배우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앞으로도 이렇게 성장해나가는,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핑크색 티셔츠, 단발머리 등 험상궂은 인상과 상반되는 깜찍한 스타일로 꾸며 웃음을 자아낸다. 윤경호는 “마동석 선배님을 대본리딩 때 한 번 뵙고 쫑파티 때 한 번 본 게 다인데, 리딩 끝나고 의상을 피팅해보는 시간에 선배님이 가발 쓴 걸 보고 이 영화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경호는 영화에서 어설픈 사채업자 김동화 역을 맡았다. 윤경호는 ‘완벽한 타인’ ‘내 안의 그놈’ ‘말모이’ ‘배심원들’ 등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며 스크린에서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경호는 “‘완벽한 타인’ 때 많이 긴장했던 기억이 나고 그 사이에 있었던 시간을 돌이켜보니 짧은 시간에 많이 성장했구나 하고 실감한다. 주변에서 그런 말씀을 해주시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최성은은 “‘시동’의 오디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크게 들었다. 좋은 감독님과 평상시 존경하던 많은 선배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큰 스크린에 내가 나온다는 게 아직 얼떨떨하다. 몇 번 더 봐야 생각이 정리될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제가 서경주라는 캐릭터와 이 작품에 애정을 쏟았던 만큼 이 영화를 즐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많은 감정들이 영화 안에 있고 그 감정들이 영화에 예쁘게 조합돼 있는 것 같다. 올 겨울에 이 작품을 선택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해인은 “올해를 치열하고 열심히 사느라 고생하신 분들에게 우리 영화가 연말의 작은 선물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윤경호도 “재밌게 보다가도 코끝이 찡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동’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