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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보이’, 스티브 카렐과 티모시 샬라메의 눈빛이 얽혀 드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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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뷰티풀 보이’ 포스터./ 사진제공=(주)더쿱

영화 ‘뷰티풀 보이’ 포스터./ 사진제공=(주)더쿱

데이비드 셰프(스티브 카렐 분)는 전처 비키(에이미 라이언 분)와의 사이에서 닉(티모시 샬라메 분)을, 재혼한 캐런(마우라 티어니 분)과의 사이에서 재스퍼와 데이지까지 사랑스러운 3남매를 둔, 다복한 가장이었다. 닉이 심각한 약물 중독자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한심한 현실의 긴장감을 풀려고 약물을 한다는 닉의 눈은 총기는 사라지고 그저 몽롱할 따름이다. 그리고 닉은 재활원 입원과 탈출을 반복하면서 죽음의 문턱까지 스스로를 내몬다. 데이비드와 닉은 각별한 부자지간이었다. 그래서 데이비드는 더없이 간절하다. 자신이 약물 중독자가 된 닉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아들을 집어삼킨 약물 크리스탈 메스가 도대체 닉에게 무슨 짓을 벌인 것인지. 데이비드는 되찾고 싶다. 자신의 ‘모든 것’, 즉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아들의 휘황했던 순간을.

영화 ‘뷰티풀 보이’ 스틸컷./ 사진제공=(주)더쿱

영화 ‘뷰티풀 보이’ 스틸컷./ 사진제공=(주)더쿱

‘뷰티풀 보이’는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셰프가 쓴 동명의 에세이와 그의 아들인 닉 셰프의 회고록 ‘트윅’을 원작으로 한다. 브래드 피트가 대표로 있는 플랜B는 셰프 부자의 작품에서 깊은 감동을 받고 영화화를 결정한다. 연출로 낙점된 펠릭스 반 그뢰닝엔의 담담한 필치는 소재에 대한 진중한 접근으로 비쳐진다.

중독은 누구에게나 어떤 가족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뷰티풀 보이’는 참담한 현재와 찬란한 과거의 교차를 통해 그 슬픔을 배가한다. 소재의 특성상 배우들의 연기에 크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미스 리틀 선샤인’(2006) ‘폭스캐처’(2014) ‘바이스’(2018)에서 명연기를 펼친 스티브 카렐은 아들의 상흔을 쫓는, 가슴이 미어지는 아버지의 모습을 절절하게 담아낸다. ‘미스 스티븐스’(2016)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레이디 버드’(2018) 의 티모시 샬라메 역시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년부터 어두운 그늘 속으로 파고드는 청년까지 신비로이 빚어낸다.

‘뷰티풀 보이’는 스크린에서 두 배우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솔깃한 작품이다. 스티브 카렐과 티모시 샬라메의 눈빛이 얽혀 드는 순간, 슬픔의 무늬가 넘실거린다.

9월 19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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