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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박소담·한예리, 닮은 듯 다른 한예종 출신 '대세' 女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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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김고은(왼쪽부터), 박소담, 한예리. /사진제공=각 소속사, CJ엔터테인먼트

배우 김고은(왼쪽부터), 박소담, 한예리. /사진제공=각 소속사, CJ엔터테인먼트

쌍꺼풀 없는 눈에 강렬한 연기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은 배우 김고은, 박소담, 한예리. 외모도, 연기도 개성이 뚜렷한 이 세 배우는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를 나왔다. 맑고 청초한 소녀부터 날카롭고 강렬한 여전사의 캐릭터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천(千)의 얼굴이다.

◆ 김은숙과 다시 만나는 김고은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 10학번인 김고은은 2012년 영화 ‘은교’로 데뷔했다. 파격적이었다. 해맑은 17살 소녀 은교를 맡아 전라 노출을 감행했다.노년의 대학교수 이적요(박해일 분)의 상상 속에서 그와 사랑을 나눴고 현실에서는 이적요의 제자인 서지우(김무열 분)와 정사를 나눴다. 당시 캐스팅 소식을 전해들은 김고은의 아버지가 처음에는 반대했다고 한다. 캐스팅 되기 한 달 전 김고은과 그의 아버지는 마침 소설 ‘은교’를 함께 읽었다. 고심 끝에 그의 아버지는 소설 속 은교의 싱그러운 이미지가 김고은과 맞는다고 생각해 허락했다고 한다.

드라마 ‘도깨비’의 김고은. /사진제공=tvN

드라마 ‘도깨비’의 김고은. /사진제공=tvN

영화 ‘차이나타운’에서는 강하고 중성적인 이미지의 일영을 연기해 배우 김혜수와 함께 여성 느와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방극장에서는 ‘치즈 인 더 트랩’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웹툰이 원작인 이 드라마에서 예민하고 내성적인 면모가 있는 원작의 캐릭터보다 발랄한 매력을 살려 자신만의 캐릭터로 완성시켰다. 이어 ‘도깨비’에서 도깨비신부 지은탁 역으로 공유와 낭만적이고 애틋한 멜로 연기로 또 한 번 크게 화제를 모았다.

김고은은 지난해 배우 정해인과 함께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을 찍었다. 이 영화를 통해 청춘들의 섬세하고 잔잔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줄 전망이다. 또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인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이민호와 호흡을 맞춘다. 김고은은 형사 정태을과, 범죄자로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루나의 1인 2역에 도전한다.

◆ ‘기생충’의 제시카쌤으로 핫한 박소담

박소담은 영화 ‘기생충’으로 현재 가장 주목 받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극 중 부잣집 사모님 연교(조여정 분)를 속이려고 자신의 가짜 이력을 ‘독도는 우리땅’ 멜로디’에 맞춰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로 시작하며 부르는데, 관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웃음이 터져나온다. 극 중 오빠 기우 역의 최우식과 닮은 외모로 남매 케미를 더욱 뽐낸다.

영화 ‘기생충’의 박소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의 박소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박소담은 김고은과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 10학번 동기다. 나이도 1991년생으로 동갑. 2013년 영화 ‘소녀’로 데뷔한 박소담은 2015년 ‘검은 사제들’로 그 해 신인상을 휩쓸며 주목 받았다. 머리를 빡빡 민 채 악령에 씐 소녀 영신 역으로 빙의한 듯 소름 끼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김고은과 닮은꼴 외모도 화제가 됐다.

박소담은 ‘앙리 할아버지와 나’로 연극 무대에도 섰다.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에서는 걸크러시 강아지 밤이의 목소리 연기를 하는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다.

그의 다음 작품은 범죄 액션 영화 ‘특송’이다. 화끈한 운전 실력으로 돈이 되면 뭐든지 배송하는 드라이버 은하 역을 맡았다. 최근 ‘기생충’ 인터뷰에 이 작품을 위해 회보라색으로 염색을 하고 나타난 박소담은 “이 머리로 하는 다음 촬영이 액션 영화”라며 “힘내서 잘 날아다닐 수 있을 만큼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 연기와 무용…한예리의 이중생활

요즘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에서 열연 중인 한예리는 김고은, 박소담보다는 무명 기간이 길었다. 2005년 단편 영화 ‘사과’로 데뷔한 뒤 여러 편의 단편과 장편에서 조연·단역을 했다. 그러다 2013년 영화 ‘코리아’로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순박하다가도 라켓을 들면 카리스마 넘치는 북한 탁구선수를 실감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녹두꽃’의 한예리. /사진제공=SBS

드라마 ‘녹두꽃’의 한예리. /사진제공=SBS

한예리가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건 2016년 ‘육룡이 나르샤’에서였다. 생후 28개월부터 무용을 시작해 국립국악중학교,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한예종 전통예술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한예리. 무용수로서의 진가가 이 드라마에서 액션으로 드러났다. 아름다운 춤을 추는 무희 윤랑으로 등장한 그의 진짜 정체는 고려 무신정권시대 척준경 곡산검법의 마지막 전승자인 척사광. 유려하면서도 날카로운 그의 칼날 끝에서 남성들도 맥을 못 추고, 나비처럼 날아 몇 번 휘두른 칼에 가마까지 산산조각 난다.

한예리는 연기를 하며 무용수로서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6년에는 ‘더 포팅: 지나간 여인에게’, 2017년에는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 ‘이상한 나라의 디토’ ‘댄서 하우스’, 2018년에는 ‘낫심’ 등을 공연했다.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MBC라디오 ‘FM 영화음악’을 진행하며 청취자들과도 만났다.

최근 한예리는 SBS 드라마 ‘녹두꽃’에서 냉철한 판단력,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상인 송자인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동학농민운동, 외세의 침입 등 혼란스러운 개화기 조선의 한가운데서 새로운 시대를 꿈꾸는 주체적인 여인을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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