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 다음가는 권력자인 재상 자파(마르완 켄자리)는 호시탐탐 왕국을 노리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는 신비의 동굴에 있는 요술램프가 절실하다. 알라딘은 자파의 음험한 꾐에 넘어가서 동굴에 갔다가 램프의 요정 지니(윌 스미스)를 만난다. 알라딘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노라는 지니에게 한 가지를 약속한다. 그 중 하나는 램프에 갇혀 있는 너에게 자유를 주는데 쓰겠노라고.
원작에서 오리지널 음악을 작곡했던 알란 멘켄이 그대로 합류했다. ‘알라딘’ 외에도 ‘인어공주’(1989)의 ‘Under the Sea’ ‘미녀와 야수’(1991)의 ‘Beauty and the Beast’처럼 디즈니의 숱한 명곡을 탄생시킨 작곡가다. 그래서 ‘알라딘’에도 언제 들어도 좋은, 귀에 익은 노래들이 흐른다. 주제곡 ‘A whole new world’와 알라딘과 지니의 첫 만남송 ‘Friend Like Me’. 지금까지도 원작이 사랑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알란 멘켄의 음악과 지니 역을 맡은 고(故) 로빈 윌리엄스의 목소리 연기가 어마하기 때문이다. 로빈 윌리엄스는 만년을 갇혀 있어야 했던, 서글픈 팔자를 가진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매력부자로 빚어냈다. 호연지기를 알고, 하나의 단어로 규정할 수 없을 만큼 넘쳐나는···. 그래서 이번 실사영화는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연출을 맡은 가이 리치는 자신의 장기인 소동극을 끌어와서 액션과 유머를 장착시켰다. 그러나 뮤지컬 신에서는 야무진 연출을 하지 못해서 종종 몰입을 방해한다. 또한 디즈니의 다른 실사영화들이 진화한 기술력을 뽐내는 데 비해 ‘알라딘’의 CGI는 다소 조악하다. 그렇지만 알라딘 역의 메나 마수드와 자스민 역의 나오미 스콧, 사과머리를 한 지니 역의 윌 스미스는 뮤지컬 영화의 유쾌한 활력을 톡톡히 책임진다.
분명 미흡한 지점이 있음에도, 관객은 마법의 양탄자에 성큼 올라타게 된다. 익숙한 서사에 추억의 곡들이 얹힌 그곳, 아그라바로 향하게 된다.
5월 23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