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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내가 낯선 이들을 위한 위로, ‘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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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텐아시아가 ‘영평(영화평론가협회)이 추천하는 이 작품’이라는 코너를 통해 영화를 소개합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나 곧 개봉할 영화를 영화평론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 선보입니다. [편집자주]
영화 ‘툴리’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판다

영화 ‘툴리’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판다

※영화의 결말이 포함돼 있습니다.

희망도 변화도 없어 보이는 지옥의 한 철을 겪는 여성이 있다. 제 신발 하나 못 찾아 신는 딸, 남들과 좀 다른 아들, 갓 태어난 막내 아기. 매일 밤 아기가 아니라 게임기를 품고 사는 남편 사이에서 지쳐가는 마를로(샤를리즈 테론)의 삶이 그렇다. 매일 휘청대지만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신념을 마를로는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육아 도우미 비용을 대주겠다는 오빠의 제안도 거절한다. 하지만 세 아이를 키우는 일은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국 그녀는 보모 툴리(맥켄지 데이비스)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절망에 빠진 건지, 그냥 지친 건지, 우울증에 빠진 건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망가진 마를로의 삶에 수호천사처럼 등장한 툴리는 자유분방하지만 어른스러운 태도로 마를로를 위로한다. 자연스럽게 툴리는 단순한 보모가 아니라, 마를로의 삶을 위로해 주는 인생의 친구가 된다. 툴리가 다녀간 밤, 다음 날 가족들의 아침이 달라진다. 마를로의 삶이 바뀌고, 자연스럽게 그녀를 둘러싼 가족들의 삶도 바뀐다.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이 이해한다는 눈빛과 따뜻한 손길, 그리고 다 괜찮다는 말 한마디였다는 사실은 끝내 관객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영화 ‘툴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콘텐츠판다

영화 ‘툴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콘텐츠판다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은 ‘툴리’를 통해 독박 육아의 지옥에 갇혀 지내는 마를로의 삶을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세상에는 게을러서도, 결코 애쓰지 않아서도 아닌, 정체된 인생의 순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둘러 위로하거나 동정하는 대신, 한 가족의 평안이 누군가의 지독한 희생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과장하지 않고 보여준다.

배려가 결핍된 인생을 살다 보면 상상력의 과잉이 생기는 법이다. 마를로를 둘러싼 황량한 혹은 황당한 순간들을 잊기 위해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달콤한 상상으로 위로의 환영을 선물할 성냥 한 개비였던 것 같다. 샤를리즈 테론은 무려 21kg의 몸무게를 늘려 삶에 지치고, 인생의 무게에 휘청대는 마를로 그 자신이 되었다. 그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홀로 육아의 고통에 맞서야 하는 여성들의 무게를 대신 짊어지고 나가는데, 과장 없이 현실적인 연기가 동감과 감동을 촘촘하게 직조해 낸다.

‘툴리’는 깜짝 놀랄 반전을 숨기고 있지만,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이 숨긴 반전은 묵직하고 슬퍼, 놀랄 틈을 주지 않고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반전 이후, 점프 컷에 가깝게 축약된 마를로의 현실은 처음과 많이 달라져 있다. 그녀를 둘러싼 가족들의 변화는 다시 그녀의 변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해피엔딩처럼 보이는 이런 마무리는 마를로 혹은 관객들이 꿈꾸는 또 다른 환상처럼 보인다. 결국 어느 곳으로도 도망가지 못하고 현실이라는 구심점을 향해 돌아오고야 마는, 아무런 추진력도 없이 현실의 틈새를 부유하고 마는 한 여인의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아련하면서도 아득하다.

최재훈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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