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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무실·상가 임대료 '폭탄 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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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여파 공실률 치솟아
"석 달간 월 1달러" 속출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시위 여파로 홍콩 상업용 오피스와 상점의 공실률이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건물주들이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임대료 폭탄 세일에 나섰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홍콩 부동산 컨설팅업체 콜리어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공짜로 입주 혜택을 주거나 입주한 뒤 첫 3개월 동안 임대료를 월 100홍콩달러(약 1만5000원)만 받는 건물주가 늘고 있다. 심지어 3개월간 한 달 월세로 1홍콩달러만 받겠다는 임대 공고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상업용 빌딩은 임대료를 60%까지 내리기도 했다. SCMP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으로 꼽히는 홍콩에서 지금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에선 빈 사무실과 상점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오피스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7.4%로 14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를 기록했던 코즈웨이베이에선 1087개 점포 중 102개가 비어 공실률이 9.4%에 달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공실률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내년 홍콩의 상업용 건물 임대료 중간값이 10%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부동산 기업 미들랜드IC&I는 소매점 임대료가 올해 말 10~15% 하락하고 내년에는 3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급 주택 거래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홍콩에서 시세가 2000만홍콩달러(약 30억원) 이상인 주택의 거래 건수는 93건으로 액수로는 46억8000만홍콩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4년 6월 36억4000만홍콩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다. 작년 9월에 비해선 63.3% 줄어든 것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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