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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리핑

라멘·우동 인기에 편승한 일본 국수기계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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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일본 라멘과 우동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면기 등 국수를 만드는 것과 관련한 일본 기업들의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본 음식의 세계화’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관련 산업의 시너지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제면기 제조업체인 사누키멘키의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약 30%로 지난해(20%)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설명입니다. 일본 라멘이나 우동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음식점에서 일본산 제면기 수요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사누키멘키의 경우엔 단순히 제면기 판매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라멘이나 우동의 국물(육수)을 만드는 법, 튀김 만드는 법 까지 해외 구매자에게 자세히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합니다. 하드웨어 뿐 아니라 기계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모두 제공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높은 평을 받아 빠르게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사누키멘키는 회사 내에 ‘전 일본 면 종합기술연수센터’를 만들고 해외 각국에서 온 구매자들에게 제면기 사용법은 물론 라멘과 우동 제조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대만 등 아시아 각국과 유럽, 미주 등지에서 제면기 사용법 및 일본 면요리법을 배우기 위해 100여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해외 수주가 늘면서 해외 판매망도 재정비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상하이와 싱가포르에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세계 15개 지역에 대리점 망을 갖췄습니다. 제면기 판매에서부터 유지·보수까지 일관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한국도 한 때 ‘한식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는 인상입니다. 한국 음식의 해외진출도 관주도로 성급하게 진행됐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관광객 증대와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일본 음식의 세계화가 촉진되고, 자연스럽게 관련 산업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도 차분하게 한식의 해외진출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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