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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高 입시 폐지" 뉴욕시, 폭탄선언… 아시아계 "차별"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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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가 특수목적고 입시제도 변경을 놓고 들끓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지난 3일 “특목고 입학생이 뉴욕시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특목고 입학시험(SHSAT) 폐지 또는 축소에 나서자 아시아계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계 입학생을 줄이려는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뉴욕시엔 스타이브슨트고, 브루클린테크고 등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특목고 9개가 있다. 졸업생 4명 중 1명꼴로 하버드대 등 동부 명문대에 진학한다. 이 중 라과디아예술고를 뺀 8개 학교는 뉴욕주법에 의해 SHSAT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고 있다. 문제는 교과를 반영하지 않고 시험으로만 학생을 선발하다 보니 아시아계 비중이 62%나 된다는 점이다. 백인은 24%, 히스패닉과 흑인은 각각 6%와 4%에 불과하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SHSAT를 폐지하고 7학년(중학교 1학년) 내신과 함께 뉴욕주 표준시험 성적을 토대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과 SHSAT를 유지하되 신입생의 20%를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으로 뽑는 방안을 제안했다.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은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서 교과 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는 것으로 현재 선발 비율은 5%다.

아시아계 단체들은 “시험 폐지는 아시안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의 온라인 청원운동엔 하루 만에 1만 명이 서명했다. 스타이브슨트고와 브루클린테크고 동문회도 합동 성명을 내고 시험 폐지에 반대했다. 브루클린테크를 졸업한 중국계 대학생인 데이비드 리는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통한 입학 확대는 시험 점수가 높은 학생을 부당하게 배제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성적으로만 뽑는 입시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학부모인 해리엇 하인즈는 “형편이 어려워 입시 준비를 할 수 없는 학생을 위해 시험제도를 없애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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