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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장비, 속은 조조' 문희상…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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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투표서 박병석 제쳐
국회, 24일 의장단 선거 예정

더불어민주당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문희상 의원(6선·경기 의정부갑·사진)이 선출됐다. 민주당은 16일 20대 후반기 2년 동안 국회를 이끌 국회의장 후보 투표 결과 총투표수 116표 중 문 의원이 67표, 박병석 의원(5선·대전서갑)이 47표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임기는 오는 29일 종료된다. 국회법에서 차기 의장·부의장 선거는 국회의장 임기 만료 5일 전으로 규정하고 있어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24일 본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문 의원은 선출된 뒤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자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며 “국회가 펄펄 살아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산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 두 축인 여와 야가 상생 파트너로 협력하고 라이벌로 경쟁도 해야 한다”며 “서로를 타도 대상으로 삼고 배려와 역지사지는커녕 죽기 살기로 싸우면 공멸의 정치만 남는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시작한 문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지내 범(汎)친노(친노무현)계 인사로도 분류된다. 여야 여러 인사와 친밀해 대표적인 통합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문 의원은 사석에서 보수가 추구하는 자유와 진보가 추구하는 평등 가치의 균형을 강조해왔다. 문 의원은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가 되려면 자유와 평등, 사익과 공익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다.

문 의원은 민주당이 어려울 때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단골로 맡아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14년 9월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비공개 석상과 사석에서 “개작두로 칠 것”이라는 엄포를 놓으며 당내 계파 이기주의 분출을 억눌렀던 일화는 유명하다. 1945년생으로 당내 최고령(73세)인 문 의원은 경기 의정부시 출신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14대 국회에 입성했다. 15대 총선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16~20대 경기 의정부시에서 연이어 당선됐다.

외모와 다르게 민첩한 정치 감각을 가지고 있어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석에서 기자들과 격의 없이 토론을 즐겨 ‘봉숭아 학당’ 선생님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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