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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처럼 햇살처럼 스며들었다" 조용필 50주년 기념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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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문화부 기자) 봄비가 내렸던 지난 12일 밤은 조용필 팬들에겐 비 대신 그의 음악으로 한껏 젖어든 시간이었다.

이날 서울 잠실동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용필&위대한 탄생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Thanks to you) 서울’은 공연 내내 가랑비가 내렸다. 아침부터 내리던 빗줄기는 저녁이 되자 제법 굵어졌다. 기온은 떨어졌지만 ‘가왕(歌王)’을 기다려왔던 팬들의 함성과 열기는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공연은 이미 지난달 20일 서울 공연 티켓이 판매를 시작한지 10분만에 전석 매진됐다. 공연 3시간 전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역 일대는 그의 노래를 기다리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공연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콘서트였다. 뜻깊은 공연임을 알고 있던 하늘의 장난이었을까. 15년 전 잠실주경기장에서 그가 첫 공연을 했던 날처럼 이날도 비가 세차게 내렸다. 그동안 조용필은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일곱 차례 단독 공연을 했다. 이 가운데 첫 콘서트였던 2003년 35주년 기념 공연과 2005년 전국투어 ‘필 앤 피스(Pil & Peace)’ 서울 공연에 이어 이날 공연은 그의 세번째 빗 속 콘서트였다.

팬들은 우산과 우비를 입은 채 공연장에 들어가면서 ‘혹시나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KBS 불후의명곡 조용필 편 우승팀인 남자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그의 곡인 ‘단발머리’를 부르는 등 오프닝 공연들이 그대로 이어졌다. 그 사이 4만5000석의 객석을 꽉 채운 팬들은 모두 채워진 채 그의 등장을 기다렸다. 당초 시작 시간이었던 저녁 7시 30분보다 30분 늦은 8시께 콘서트가 시작됐다.

“네가 있었기에 잊혀지지 않는 모든 기억들이 내겐 그대였지. 해주고 싶었던 전하고 싶었던 그 말. 땡스 투 유.” 50년을 한결같이 응원해 준 팬들을 위해 조용필이 만든 테크노 스타일의 자작 오프닝곡 ‘땡스 투 유’가 울려퍼지자 조용했던 관중들이 일제히 “조용필!”, “오빠!”, “와!”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공연 트레이드 마크인 하얀 상·하의에 가볍게 걸친 회색 조끼, 흰색 운동화를 신고 까만 썬글라스를 쓴 그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기품 있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첫 곡은 이승기 등 수많은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부른 ‘여행을 떠나요’ 였다. 원래 흥을 돋우는 공연 엔딩곡으로 쓰던 노래지만 추위에 떠는 팬들을 시작부터 뜨겁게 달구기 위해 첫 곡으로 배치했다.

하지만 전반부부터 후반부까지 워낙 고음이 많은 곡인데다 비까지 내려 기온이 떨어진 탓인지 그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다소 힘이 빠진 듯 고음에서 자주 끊기는 느낌이었다. 가왕은 가왕이었다. 두번째 곡 ‘못찾겠다 꾀꼬리’부터 서서히 본래 음색을 끌어올린 그는 ‘바람의 노래’, ‘그대여’, ‘어제 오늘 그리고’ 등 자신의 명곡들을 연이어 부르며 컨디션을 되찾았다.

그가 이날 공연 첫 멘트로 “계속 날씨가 좋다가 하필이면 오늘 이렇게 비가 옵니까. 아 미치겠어. 내일은 좋다잖아요. ”라며 빗 속에서 치러지는 세번째 야외 공연을 푸념하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면서 “정말 비 지겹습니다. 2003년 여기서 처음 공연했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비가 왔어요. 2005년에는 더했고요. 근데 한 분도 간 분이 없었어요. 오늘도 그럴 거죠? 믿습니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팬들은 2시간 20분동안 이어진 공연 내내 비옷을 입고 자리를 지킨 채 ‘떼창’으로 화답했다.

지난달 11일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소감을 말했던 조용필의 모습은 이 날 온데 간데 없었다. 젊은 아이돌 가수들처럼 시종일관 무대를 뛰어다니며 노래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이 “오빠!”라고 부르자 그는 “왜? 왜 부르고 그래?”라고 말하기도 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는 비 때문에 급히 설치한 무대 위 천막 안에서만 노래하지 않고 일부러 비를 맞으며 빗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팬들과 소통하려했다. 공들여 단장한 머리가 빗속에서 망가지자 아예 자기 손으로 흐트러뜨리는 등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이 그대로 공연속에 묻어나왔다. 그는 “여러분들 앞에 있어야 저도 좋은 것 같아요. 무대에서 긴장한다는데 저는 긴장 안돼요. 너무 편해요. 평생 딴따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50년까지 왔죠.”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공연에서 어김없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 것은 단연 2011년부터 이어져 온 ‘무빙 스테이지’였다. 객석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메인 무대에서 약 100m 가량 떨어진 가장 끝 관람석까지 레일로 이동하는 무대다. 그는 공연장 한 가운데에서 무대를 멈춰 세워 360도로 돌며 팬들에게 포즈를 취하며 노래를 불렀고, 때로는 가장 끝에 있는 관객석까지 무빙 스테이지를 끌고 와 팬들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수많은 그의 명곡들을 팬들에게 다 불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조용필은 “제 노래 다 못들려드려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다하려면 3일 내내 공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통기타를 메고 자신의 곡 중 ‘그겨울의 찻집’, ‘서울서울서울’,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등 원래 선곡돼지 않았던 노래들의 주요 구절을 즉석 메들리로 부르기도 했다.

특히 ”꿈이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로 시작하는 곡 ‘허공’을 부른 뒤 그만 두자 팬들이 떼창으로 후렴구를 이어 불렀고 결국 조용필도 따라 1절까지 모두 불렀다. 조용필은 그 중 민요 ‘한오백년’을 부르기 전 “이 곡은 스태프들과 논의하다 제가 팬들을 위해 꼭 불러야겠다고 우겨서 넣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공연의 최고조는 단연 록 사운드를 담은 곡 ‘모나리자’ 였다. 그가 “정녕 그대는 나의 사랑을 받아줄 수가 없나”라는 대목을 부르자 팬들은 일제히 후렴구인 “나의 모나리자, 모나리자, 나를 슬프게 하네”를 합창했다. ‘슬픈 베아트리체’를 마지막으로 ‘감사합니다’를 수십번 외치며 고개를 숙였던 그가 무대에서 사라지자 팬들은 아쉬움속에 다시 한 번 “앵콜”을 외쳤다.

많은 이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할때 즈음 무대엔 다시 조명이 들어왔고 조용필은 무대로 돌아왔다. 앵콜 첫 곡은 그가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즉석으로 만들었다는 곡 ‘꿈’이었다. 이후 ‘친구여’에 이어 어린아이부터 20대까지 가수 조용필을 다시금 알게 해줬던 2013년 19집 타이틀곡 ‘바운스’를 진짜 엔딩곡으로 꺼내들었다. 순간 ‘대형 클럽’을 연상케 하듯 모든 팬들이 리듬에 몸을 흔들었다.

“비처럼 젖어들었습니다. 햇살처럼 스며들었습니다.” 그가 공연내내 바라봤던 객석 3층 현수막엔 이런 멘트가 걸려 있었다. 조용필의 노래는 50년이 지났음에도 팬들과 대중들에게 비처럼 햇살처럼 다가오는 힘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공연이었다.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조용필은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 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 6월 9일 의정부 종합운동장에서 ‘땡스 투 유’ 전국 투어를 이어나간다. (끝) /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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