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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오바마 뒤집기'… 배기가스 감축안 폐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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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환경청 "현실성 없는 정책"
연비·배출가스 규제 완화하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비 강화 정책을 뒤집은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기 기반인 자동차업계는 환영하고 있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임 정부에서 정한 배기가스 기준은 평균치를 너무 높게 잡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차랑 연비와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EPA는 배기가스 규제를 완화하는 이유로 “차량 안전에 대한 잠재적 우려가 증가하고 소비자, 특히 저소득층 차량 구매자에게 부담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기가스 규제 수정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스콧 프루잇 EPA 청장은 “미국의 최대 이익을 위해 국가 기준을 갖춰야 한다”며 “2012년에는 정치적 논쟁을 고려해 연비 기준에 대한 검토를 중단했지만, 앞으로 더 타당한 새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의 하나로 2012년 기업평균 연비규제(CAFE)를 발표했다. 평균 1갤런당 36마일(약 15㎞/L) 수준인 연비 기준을 2025년까지 1갤런당 54.5마일(약 23㎞/L)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차량 배기가스를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때부터 자동차 업체들의 연비를 엄격히 규제하는 CAFE를 완화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오바마 정부에서 시행한 과도한 정책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큰 개발 부담을 떠안게 됐으며 배출가스 저감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비판했다.

자동차업계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배기가스 규제 완화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자동차공업협회(AAM)는 “정부가 연료의 경제성을 높이면서 신차를 더 많이 판매할 수 있게 해줬다”고 환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7(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