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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당선에 "서울도 바꾸자"…범여권 일제히 '환호' 이유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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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뉴욕시장 당선 이후
서울시장 범여 주자들 축하
내년 6.3 지방선거 앞두고
"서울 바뀔 수 있다" 메시지
하지만 서울은 뉴욕과 달라
최근 보수가 앞선다는 조사도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을 이끌어 갈 시장을 뽑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이자 자칭 민주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34) 뉴욕주 하원의원이 당선됐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범여권은 맘다니 당선에 한껏 들뜬 분위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범여권 인사들은 서울의 주거, 물가 및 양극화 문제를 거론하며 맘디니 뉴욕시장 당선을 축하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맘다니 후보의 당선 소식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도시는 시민과 함께할 때 바뀌고, 약자를 품을 때 더 강해지며, 공포와 갈등이 아닌 희망과 연대로 나아갈 때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서울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호로만 외치는 '약자와의 동행'이 아니라 시민의 삶 속에서 실현되는 '진짜 동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자와의 동행'이 시정철학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한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맘다니 시장의 선거 핵심 기조는 '부담 가능한 뉴욕'(Affordable New York)이다. 뉴욕의 생활물가는 살인적이기로 유명하다. 서울도 뉴욕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며 서울 주택 문제를 거론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도 "맘다니 시장의 당선은 우리는 물론 많은 나라들이 '다양성'과 '사회권'이라는 가치에 주목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뉴욕의 주거비 등을 언급했다. 그는 "서울 청년 세입자들이 겪는 고통은 이미 뉴욕의 지나간 모습을 닮아 있다. 뉴욕의 현재는 곧 다가올 서울의 불편한 미래일 수 있다"며 "'불평등'의 콘크리트 정글 위에 '사회권'의 꽃을 피워낸, 맘다니 시장의 승리가 반갑다"고 했다.

스스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맘다니 후보의 진보적인 색깔 때문에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거부감이 적지 않다. 상원1인자인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끝까지 맘다니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중도성향 유권자가 민주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합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정치인들은 뉴욕시장 선거에서 의도적으로 무관심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은 미국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서울은 '스윙보터' 성향이 짙기 때문에 판이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새 정부의 정권 2년차 평가가 될 내년 지선에서 최근 부동산 정책의 집중 포화를 맞은 서울 민심은 여당에게 유리하지 않다. 앞서 부동산 규제를 대거 내놨던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심판론'에 지방선거를 내줬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10월 4주차 갤럽 조사에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 물은 결과, 서울은 44%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고 37%가 '적절하다'고 했다. 부적절하다고 본 이들의 비율은 정치 성향이 가장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55%) 다음으로 높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60% 안팎을 기록 중이고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의 2배 가까운 수치를 보이는 와중에, 서울에서 이 대통령 긍부정 평가와 여야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인다.

다만 지난주까지 팽팽했던 갤럽 지표는 11월 1주차(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에 변화를 보이면서 향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의 서울 긍부정 평가는 47% 대 44%였는데 이주 70% 대 22%로 집계됐다. 서울의 정당 지지율도 전주 민주당은 31% 대 국민의힘 31%였는데, 이주 47% 대 18%로 크게 바뀌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효과가 당정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갤럽은 "지난주 조사에서는 서울의 민주당, 국민의힘 지지도가 각각 31%, 32%로 비슷했지만, 이번 주는 47%, 18%로 차이가 크다. 수치상 이런 급변이 발생했을 때 오류의 근거로 삼아 폄훼하는 것도, 실제 민심의 변화로 맹신하는 것도 모두 섣부른 접근이다. 소표본에서 불가피한 오차로 여겨 판단 유보하고 이후 몇 주간 추이를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갤럽이 월말 발표하는 주관적 정치 성향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 후인 지난 1월부터 내내 서울에서는 보수가 진보보다 많은 양상을 보여왔다. 지난 10월에는 보수 31%, 진보 25%였다. 보수-진보 격차는 대구/경북 다음으로 많은 6%포인트였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2.3%,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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