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42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9일(1437원30전) 후 5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상승폭(21원)은 4월 7일 33원70전 후 가장 컸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3600을 돌파했지만 환율을 끌어내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통상 주가가 오르면 원·달러 환율은 내려가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이런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로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점이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주식시장의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좇는 국내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규모 현금 투자 압박이 해소되지 않은 점도 고환율이 이어지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흐름은 엔화에 달려 있다”며 “다음주 환율은 1400~144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1420원을 빠르게 돌파할 경우 1470원 목전까지 상단이 열렸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4분기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를 종전 1320~1430원에서 1350~1440원으로 조정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화에 우호적인 협상이 타결될지가 변수”라며 “대미 투자가 단기간에 집행될 경우 외화 유출이 급격하게 확대돼 환율 수준을 100원 이상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