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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라고요?" 공항 갔다가 '깜짝'…LCC 승객들 '부글부글' [차은지의 에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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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LCC, 셀프체크인 안하면 '수수료'

디지털 소외계층 외면한 조치라는 지적도


앞으로 일부 저비용 항공사(LCC)의 국내선 공항 카운터에서는 탑승권을 발급 받으면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체크인 대기줄을 줄이고 셀프·온라인 체크인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지만, 승객 입장에선 그동안 내지 않아도 됐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하는 셈이 됐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13일부터 김포·청주·제주·김해(부산) 공항 국내선에서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발급받는 승객에게 1인당 3000원씩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항공권의 변경이 필요한 승객(변경 수수료 별도) △신분할인 적용 승객(제주도민, 복지카드 소지자 등) △직원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신청한 승객(반려동물 동반, 휠체어 신청, 비상구 좌석, 임산부) △항공권 현장 구매 승객(현장 발권 수수료 별도) △앞 좌석 및 비상구 좌석 구매 희망 승객 △만 2세 미만의 유아 동반 승객 △셀프체크인(KIOSK) 및 온라인 체크인 이용 승객은 무료 체크인이 가능하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간단한 체크인은 온라인 체크인이 더 간편하고, 이러한 정책은 다른 LCC에서도 시행하고 있다”며 “카운터는 짐을 부칠 승객들이 더 빠르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 온라인 체크인으로 수속 마치게끔 독려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미 다른 LCC들도 카운터에서 티켓을 발급받을 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9년부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공항 발권 카운터를 유료화해 ‘셀프 수속‘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카운터를 유료 전환한 것은 아니지만 대형항공사(FSC)도 ‘셀프 체크인’을 늘리는 쪽으로 개편했다.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취항 중인 모든 국내 공항의 일반석 카운터를 셀프 체크인 전용 수하물 위탁 카운터로 바꿔 일반석 승객은 키오스크·모바일 등으로 탑승권을 받아야 카운터에서 수하물을 부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취항하는 국내선 전 공항을 셀프 체크인 시스템으로 바꿔 수하물 전용 카운터를 운영하고 있다.

항공사의 이런 조처는 장기적으로는 인건비 감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사는 유류비·정비비·항공기 리스료 등 고정비용이 커 감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대신 무인 서비스 확대로 불필요한 인력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젊은층에 비해 키오스크나 모바일 체크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면 모바일이나 키오스크를 사용하면 되는데 디지털 소외 계층인 중장년층을 외면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노년층의 상당수가 스마트폰도 잘 활용하지 못하는데 탑승권을 키오스크로 발급 받으라고 하는 것은 비행기를 타지 말라는 의미나 다름 없다는 것. 누리꾼들은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수수료를 내라는 건 과한 처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고령자와 장애인 등은 신분할인 대상자에 포함돼 있어 수수료 면제 대상이며 도움이 필요한 승객은 현장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들은 전용 카운터와 넓은 체크인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승객이 몰려도 상대적으로 혼잡이 덜하지만 LCC는 공간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조금만 승객이 늘어나도 대기줄이 길어지고 혼잡도가 높아진다”며 “이런 점에서 카운터 발권을 줄이고 키오스크·모바일 체크인을 유도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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