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중요한 것은 추석 이후 부동산 흐름이다. 한은은 추석 연휴가 부동산 시장 흐름과 금융안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집값 상승률이 다시 확대된 상황에서 연휴 때 가족들이 모여 어떤 의사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이후 흐름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참여하는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안정에 대한 질문을 받자 "추석 때가 중요한 것 같다"며 "가족들이 모여서 어떻게 할지 의사결정을 많이 할 것 같은데, 그 부분을 구체적으로 좀 더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석 이후 발표되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매매지수와 부동산 거래량 추이, 이에 따른 가계부채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연휴 기간 국내 소비가 증가할 지 여부도 변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10월 2~12일) 동안 인천공항 이용객은 총 245만3000명(일평균 22만3000명)으로 예상된다. 일평균 20만명이 해외로 나간 지난해 추석보다 11.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국내 소비에는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의 소비쿠폰 효과도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1차 쿠폰은 사용이 마무리 됐고, 2차 쿠폰은 1차에 비해 금액이 작고 대상자도 적어 소비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많다. 한은은 카드 사용액 추이 등을 확인하고, 소비쿠폰과 관련된 서베이를 진행해 경기 흐름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미국 정부가 셧다운된 상황에서 시장 쏠림이 나타날 경우 연휴가 끝난 후 국내에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서다. 올해 초 설연휴 때도 외환시장이 닫혀있는 기간 나타났던 '딥시크 신제품 발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동결',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언급' 등의 이슈가 한번에 반영되면서 연휴 직후 환율이 20원 넘게 오른 적이 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10월 중순에 (부동산) 추가 대책을 내놓더라도 한은은 실제 가격 데이터 안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인하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관세 협상이 결렬 여부가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계기 한미 정상회담에 달린만큼 기준금리 인하를 미루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감안하면 한은 금통위는 부동산을 포함한 국내 금융안정 이슈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서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