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3만원대 주식이 14만원'…김희선 앞세우더니 결국 일냈다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격전지 된 뷰티 기기 시장

'메디큐브 에이지알' 앞세워
시총 고속 성장…아모레 이어 2위
화장품보다 비싸고 연계 매출 높아

LG생건, 프라엘 사업 넘겨받아
"뷰티 테크, 新성장동력 키울 것"


2024년 2월 27일 1조8960억원(공모가 기준) → 2025년 6월 23일 5조3718억원.

상장 1년4개월차 '새내기'인 뷰티 테크기업 에이피알의 시가총액 추이다. 지난해 2월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총이 1조8960억원이었는데, 그새 2.8배로 불어났다. 지난 23일에는 상장 25년차 '원조 뷰티강자' LG생활건강의 시총까지 넘어섰다.

에이피알이 '김희선 디바이스'로 잘 알려진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성장세를 앞세워 국내 뷰티 상장사의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피알 시총 1년 새 3배로

2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에이피알의 시총은 5조3718억원으로 집계됐다. LG생활건강(5조3336억원)을 처음으로 제치고, 아모레퍼시픽(8조3118억원)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랐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2월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총이 1조8960억원이었는데 1년4개월 새 2.8배로 불어났다. 에이피알 몸값이 꾸준히 오르는 사이 LG생활건강은 4조원대 후반~5조원대 초반에 갇혀 있다가 결국 이날 에이피알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성장세가 시총 흐름을 갈랐다고 분석한다. 연 매출만 따지면 에이피알(7228억원·지난해 기준)은 LG생활건강(2조8506억원)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에이피알은 최근 2년 새 매출이 81.7% 급증했고,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뷰티 부문 매출은 11.2% 줄었다. 영업이익도 에이피알은 2022년 392억원에서 지난해 1227억원으로 213% 급증했지만, LG생활건강은 3090억원에서 1582억원으로 48.8% 쪼그라들었다.



에이피알의 고속 성장을 이끈 일등 공신은 뷰티 디바이스인 ‘메디큐브 에이지알’이다. 미세전류를 통해 피부 탄력을 끌어올리고 화장품 흡수를 도와주는 기기다. 에이지알은 평균 20만~30만원대로 일반 화장품보다 단가가 높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메디큐브 화장품을 함께 사도록 해 ‘연계 구매’ 효과도 크다. 최근 글로벌 홈 뷰티 시장이 확대되면서 해외에서도 에이지알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에이피알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생건, ‘뷰티 테크 강화’로 맞서

뷰티 디바이스 강자인 에이피알에 시총 선두를 뺏기자 LG생활건강도 이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은 LG전자로부터 홈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프라엘’의 운영 전권을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LG전자가 출시한 프라엘은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등으로 한때 국내 홈 뷰티 시장의 선두를 달렸지만, 뷰티기기가 아닌 전자기기 포지션으로 성장 한계를 맞았다. 이번 계약을 통해 LG생활건강은 프라엘의 상표권과 SNS 채널 등을 넘겨받고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프라엘 신제품 개발과 출시, 마케팅도 모두 LG생활건강이 맡는다.

LG생활건강은 프라엘 운영을 계기로 미래 성장 동력인 ‘뷰티 테크’를 본격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새로운 홈 뷰티 디바이스 ‘LG 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를 선보였다. 새로운 기기는 길이 9.5㎝, 무게 47g의 아담한 사이즈와 립스틱을 닮은 슬림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LG생활건강은 신제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7.0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