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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오랜 냉전이 막내렸습니다. 이듬해 미국 정치철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에서 자유주의의 최종 승리를 설파했습니다. 세계가 공동의 시장을 형성하고 민주주의 정치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평화 시대의 도래를 호기롭게 선언했습니다. 

 낙관적 무드 속에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습니다. 다자간 자유무역체제가 가동되면 세계화와 글로벌리즘이 키워드로 부상했죠. 한국의 선진국 도약도 이같은 조류를 잘 올라탄 덕분입니다.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는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다져온 한국에 천혜의 환경이었습니다.....

생글생글 이번 호의 ‘경제야 놀자’(6면)는 중대재해법 시행 3년이 지났지만 중대재해 근로자 수는 되려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12만2713명이던 중대재해 근로자 수는 작년 14만2771명으로 3년 만에 16.3% 늘었습니다. 기사는 산재 발생 사업장과 경영 책임자에 대한 처벌 및 제재 수위를 높여도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를 포함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생글생글 기사는 중대재해 사고가 늘어나는 원인을 3가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모두 적절한 설명 같은데요, 중요한 부분을 하나 놓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업이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데서 가장 큰 애로로 작용하는 점이 무엇일까요? 이는 ‘납기’ ‘원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금세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