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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쇼핑몰 창업 10년 만에 몸값 2조 돌파 ...고교생이 만든 ‘신발 덕후’ 커뮤니티...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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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호 대표, 고교 3학년때
‘한정판 운동화’ 자랑하려
온라인 동호회 ‘무신사’ 열어
1020 입소문 타며 인기

2009년 스토어 열고 직접 판매
단숨에 스트리트 패션 대표 주자로
작년 매출 1081억·영업익 269억

해외 벤처캐피털서 2000억 유치
물류센터 확대해 해외시장 도전
내년 亞 최대 패션 플랫폼 목표

유난히 신발을 좋아하던 한 고등학생이 3학년 때인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에 운동화 마니아들을 위한 동호회를 열었다. 회원들이 구한 운동화를 자랑하고 후기와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었다. 커뮤니티 이름은 무신사(MUSINSA).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란 뜻이었다. 운동화 ‘덕후’(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지식이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가 만든 이 커뮤니티는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해 국내 열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사)이 됐다. 새로운 청년 창업 신화를 쓴 조만호 무신사 대표(36)의 성공 스토리다. 운동화 덕후의 쇼핑몰 창업 온라인 커뮤니티 무신사는 운동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한정판 신발과 ‘희귀템’ 패션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으로 1020 세대의 입소문을 타면서다. 이듬해 단국대 패션디자인학과에 입학한 조 대표는 2005년 패션 스타일링 정보를 제공하는 ‘무신사 닷컴’을 개설했다. 이어 2009년엔 ‘무신사 스토어’를 열어 직접 옷과 신발을 팔기 시작했다. 무신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무신사 룩’, ‘무신사 포즈’ 등 신조어를 낳으며 국내 스트리트 패션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무신사에서 처음 소개한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등 신생 브랜드들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 아이템이 됐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출시한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2015년), 여성 전용 쇼핑몰 ‘우신사’(2016년)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무신사만의 트렌드를 읽는 감각과 스토리텔링 덕분이라는 평가다. 무신사 스토어에 접속하면 다양한 패션 스타일, 코디 정보는 물론 패션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사의 러브콜 무신사는 커뮤니티에서 웹진, 이커머스로 영역을 넓혀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3년 처음 100억원을 돌파한 거래액은 지난해 45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은 1081억원으로 전년(677억원) 대비 60% 불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33억원에서 269억원으로 늘었다. 쿠팡 등 국내 유니콘 기업 상당수가 적자를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가입 회원만 550만 명, 입점 브랜드는 3500개가 넘는다. 무신사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5월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 ‘무신사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시작했고, 공식 유튜브 채널 ‘무신사 TV’도 열었다. 오프라인 공간 ‘무신사 테라스’와 신진 디자이너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도 개장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이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도 무신사의 진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이번 투자금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쓸 계획이다. 무신사를 통한 해외 역직구 규모가 연간 2만 건에 이르는 등 해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전국 세 곳에 분산돼 있는 물류센터를 하나로 통합해 내년 중 직접 해외배송에 나설 계획이다. 조 대표는 “2020년엔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최대 패션 플랫폼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유니콘 키우는 해외 벤처캐피털 해외 벤처캐피털(VC)들이 국내 스타트업들의 유니콘행을 이끌고 있다. 국내 10개 유니콘 기업 가운데 해외 VC의 투자를 받아 성장한 스타트업은 9곳에 달한다. 위메프를 제외한 나머지 유니콘 기업의 주요 투자자가 모두 글로벌 VC다. 미국 세쿼이아캐피털이 가장 적극적이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애플, 구글, 유튜브 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초기 자금을 댄 VC로 유명하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14년 쿠팡에 1억달러(약 1100억원)를 처음 투자했다. 2015년 데일리호텔에 100억원을 넣었다. 지난해에는 토스와 마켓컬리에 각각 440억원,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3개 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골드만삭스PIA와 싱가포르투자청(GIC)도 잇달아 성과를 올리고 있다. 골드만PIA는 2014년 우아한형제들(400억원), 지난해에는 지피클럽(750억원)에 베팅했다. GIC는 토스와 야놀자에 투자했다. 크래프톤(옛 블루홀)은 중국 텐센트, 엘앤피코스메틱은 스위스계 크레디트스위스와 대만 CDIB캐피털, 옐로모바일은 미국 포메이션8이 주요 투자자로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국내 VC들은 규모가 크지 않아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국내 스타트업들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다 보니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11월 11일 오후 4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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