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팟캐스트를 공개했다. 이 총재는 지난 10월 IMF 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제프 컨스 IMF 블로그에디터와 물가 안정과 구조개혁, 디지털 화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20분간 대담했다.
이 총재는 반년가량 남은 임기 중 과제에 대한 질문에 디지털 화폐 얘기를 꺼냈다. 이 총재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준비를 위해 예금토큰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예금을 기반으로 토큰화된 디지털화폐 실험인 한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차 프로젝트를 끝낸 뒤 정부 보조금을 디지털화폐로 지급하는 2차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 총재는 예금 토큰 얘기를 하면서 스테이블코인 문제를 함께 꺼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이슈가 국내에서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예금토큰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장단점을 함께 검토할 수 있도록 예금토큰 시범사업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취임 후 가장 중요하게 추진한 사업 중 하나인 구조개혁 보고서에 대해 IMF도 큰 관심을 보였다. 컨스 에디터가 "고령화, 이민, 인공지능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중앙은행의 역할이 전통적 통화정책을 넘어 구조적 요인을 다루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미인가"라고 질문하자 이 총재는 "구조개혁은 중앙은행의 임무인 '물가 안정'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올바른 통화정책을 하려면 경제환경 변화의 주요 동인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며 "성장 둔화가 경기적 요인인지, 구조적 요인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최근 성장 둔화는 고령화와 글로벌 공급망 변화 같은 구조적 요인이 경기적 요인만큼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이 저성장, 제로금리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선진국들은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대응했지만 한국은 국제적 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저출산 완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정년 연장 등을 통해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조개혁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구조적 문제는 해결이 어렵고 복잡하다"며 "이익을 보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이 있기 때문에 정책 제안에 대해 각자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고품질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연구가 국민이 쉽게 읽을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는 점"이라며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엔 "물가 안정을 위해선 독립성이 핵심이지만 다른 기능에선 정부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금융안정, 최종 대부자 역할, 금융기관 부실 처리 등은 중앙은행 혼자 할 수 없다는 게 이 총재의 생각이다.
한은이 진행하고 있는 한국판 점도표에 대해선 "3개월 전망을 공개하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6개월, 1년 전망도 실험 중"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도입 여부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결정 될 전망이다. 이 총재는 "최종 결정은 후임자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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