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각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 내부자 주식 매각이 곧 시작될 예정이고, 현재 논의 중인 주당 가격이 400달러 이상으로 전해졌다. 이는 스페이스X 전체 가치를 7500억∼8000억달러로 평가한 것이다. 다만 주식 매도 금액과 세부 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8000억달러로 평가되면 종전 주식 매각에서 기록한 4000억달러 대비 두 배로 불어난다. 이는 지난 10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세운 비상장사 최고 기업가치 기록(5000억달러)을 뛰어넘는다. 스페이스X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기업이 된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달 5일 X(옛 트위터)에 해당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는 직원과 투자자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려고 연 두 차례 정기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설명했다. 내부 주식을 외부에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과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회사가 사들인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기업가치 평가액이 상승한 이유를 “스타십·스타링크 사업이 진전하고, 잠재 시장을 크게 확대한 위성-휴대폰직접통신(DTC) 주파수를 확보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기업공개(IPO)에 대해 “불합리한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며 다소 부정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언젠가는 상장사가 돼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만약 스페이스X가 8000억달러 가치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세운 역대 최대 IPO 규모를 가뿐히 넘어선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매출에서 민간 부문 비중이 절대적이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임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NASA를 향한 애정이 크지만 NASA는 내년도 스페이스X 매출의 5% 미만을 차지할 것”이라며 “상업용 스타링크가 매출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올해 전체 매출(155억~160억달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 스타링크가 NASA에서 보조금을 받는다는 일각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스페이스X가 NASA의 계약을 따낸 것은 가장 낮은 가격으로 최고의 제품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 측근으로 알려진 재러드 아이작먼이 최근 NASA 국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불거진 이해충돌 논란을 불식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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