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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들어갈 타이밍"…포스코, 1조2000억 파격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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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號 '투코어 전략' 본격화

"리튬 지금이 저점"
포스코, 호주·아르헨에 1.2兆 투자

호주 광산·아르헨 염호 사들여
2차전지 양극재 소재부문 강화
철강과 함께 양대사업으로 육성

글로벌 리튬값 3년새 85% 급락
우량자산 저가 매입 기회로 판단
실탄 두둑…현금자산 7조 이상

포스코그룹이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을 대량 확보하기 위해 호주 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소금 호수)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3년 만에 85% 하락한 것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철강과 2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투 코어’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추가 투자를 통해 현재 6위권인 세계 리튬 생산 순위를 이른 시일 내 글로벌 톱으로 올린다는 구상이다.
◇호주·아르헨티나에 1조2000억원 투자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광산기업 미네랄리소스가 새로 설립하는 중간 지주사에 7억65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입해 지분 30%를 확보한다고 12일 공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네랄리소스가 서호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워지나 광산과 마운트마리온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 정광을 연간 27만t가량 확보한다. 수산화리튬 3만7000t(전기차 86만 대 분량)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아르헨티나에서도 리튬을 확보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LIS로부터 아르헨티나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 110㎢ 내 11개 광권(탐사+채굴권)을 6500만달러(약 950억원)에 사들였다. 물 1L당 리튬 736㎎을 정제할 수 있는 효율이 높은 염호다. 포스코는 이번에 확보한 염호에서 추출한 리튬을 지난해 그 근처에 세운 수산화리튬 공장에서 가공한다는 구상이다. 장 회장은 “글로벌 1위 리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원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리튬 공급망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 가격 급락한 지금이 타이밍”
포스코그룹이 리튬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건 2010년대 초반이었다. 투자를 검토했던 볼리비아와 칠레의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판명되자 아르헨티나와 호주로 눈을 돌렸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호주 광산기업 지분을 사들이고 아르헨티나 염호 광권을 확보했다. 이렇게 현지에서 확보한 리튬 원자재를 정제해 양극재로 만드는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전남 광양과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 인근에서 리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광양 공장에선 호주에서 들여온 리튬 광석을 가공해 수산화리튬을 연 4만3000t가량 생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선 연 2만5000t인 수산화리튬 생산량을 내년까지 5만t으로 확대하기 위해 증설 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을 연 42만3000t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리튬 가격이 급락한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 해외 광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리튬 가격은 2022년 11월 11일 ㎏당 11만8900원에서 이달 11일 1만7000원 안팎으로 3년 새 85.7% 하락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원자재부터 제련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해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추가 투자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포스코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6월 말 기준 7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비수익 사업을 정리해 2027년까지 1조2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보국’에 이어 2차전지 소재 국산화를 통해 ‘소재보국’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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