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호컬 주지사는 9일(현지시간) 맘다니 당선인의 시내버스 무료화 공약에 대해 “버스와 지하철 요금 수입에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지금 당장 요금을 없애겠다는 계획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저소득층에 선별적으로 교통비를 낮춰주는 방안은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목표가 크고 나도 그 목표를 실현하고 싶다”면서도 “가능한 범위를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 시내버스 예산에는 주정부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지사와 뉴욕 주의회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호컬 주지사가 예산 증액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이상 시내버스 무료화가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맘다니 당선인의 시내버스 무료화 공약을 실현하는 데는 매년 8억달러(약 1조1620억원) 이상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호컬 주지사는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이라는 현실에서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 수요를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며 “지금은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호컬 주지사는 맘다니 당선인의 또 다른 핵심 공약인 보편적 무상보육에도 이견을 보였다. 맘다니 당선인은 선거 기간 생후 6주부터 5세까지 모든 아동을 위한 무상보육을 약속했지만, 호컬 주지사는 2세 아동 또는 저소득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무상보육을 도입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무상보육 공약 실현에는 연간 150억달러(약 21조8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인 호컬 주지사는 9월 맘다니를 공식 지지했을 때도 “우리는 야망을 공유하고 있지만 무엇을 실현할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호컬 주지사는 이달 6일 맘다니와 함께 뉴욕시 집회에 참석했을 당시 청중이 ‘부자에게 세금을!’이라고 외치자 “나는 누군가가 강요하면 오히려 그 일을 하지 않는 성격”이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소득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맘다니 당선인 핵심 공약에 호컬 주지사가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공약 추진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컬 주지사 협조 없이 맘다니 당선인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공약은 뉴욕시가 관리 권한을 가진 아파트 임대료 동결 정도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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