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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닉스까지 간다"…반도체社 밸류 산정, 처음으로 PER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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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 메모리 업체 가치 평가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사례가 처음 등장했다.

3일 SK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했다.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PER 11배를 적용한 결과다. 삼성전자에는 PER 15배를 적용해 1년 내 15만원까지 뛸 것으로 봤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평가에 가장 많이 사용된 지표는 PBR이었다. 대표적 사이클 산업이어서 호황과 불황 시기의 실적 차이가 극명해서다. 순이익 기반 밸류에이션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순자산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EPS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PER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였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이 국면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EPS 상승 속도가 PER 하락 속도를 웃돌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PER은 메모리 업종의 주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PER이 높을 때 매수하고 낮을 때 매도하는 전략이 효율적인 업종”이라고 덧붙였다.

SK증권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선(先) 증설, 후(後) 수주’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증설 과정에서 초과 공급이 발생하고, 반도체 업황의 불황으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는 다르다는 해석이다. 한 연구원은 “TSMC는 ‘선 수주, 후 증설’ 방식으로, 대규모로 증설하더라도 시장은 초과 공급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거시경제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기업의 평가 기준을 PBR에서 PER로 바꾼 배경에 대해 그는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이클에 진입하며 과거 PBR 밴드 상단을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 관련 메모리 수요가 2027년까지 강하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한 연구원은 “제한된 공급 여력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사이클을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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