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관계 복원 시동에…실적·주가 '두 토끼' 노리는 롯데관광개발 [류은혁의 종목 핫라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관계 복원을 모색하면서 '중국 수혜주' 롯데관광개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지노 사업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본격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증권사가 예상한 올해 롯데관광개발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7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개월 전 전망치(1136억원)보다 12.5% 늘었습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 허용이 실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롯데관광개발의 실적과 주가는 중국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정부의 정책 노선이 중국 친화적으로 바뀔 때마다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죠. 지난 1일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는 평가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실적 전망도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증권가에선 3분기 실적 발표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롯데관광개발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30억원, 472억원입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약 36%, 112% 급증한 수치죠. 지난 9월에는 카지노 순매출 529억원, 방문객 5만905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중심 복합리조트의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버행(대량 매도물량) 우려도 나옵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달 20일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 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를 이달 29일에서 내년 11월 29일로 1년 연장하면서죠. 만기 연장에 따른 전환사채 표면 금리는 0%로 동일합니다. 만기수익률은 4.5%에서 4.7%로, 조기 상환일은 내년 8월 29일로 변경됐습니다. 주가가 전환가액(1만8231원)을 웃돌게 되면 언제든 주식으로 전환돼 매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롯데관광개발은 오버행 우려와 관련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롯데관광개발 IR 담당자에게 향후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롯데관광개발 IR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오버행 우려와 관련한 대응책은?

"최근 약 7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를 1년 연장한 것은 투자자의 기업 가치 향상에 대한 기대감 및 회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투자자 측에서도 당사(롯데관광개발)의 향후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압니다. 만기 연장을 통해 추가 수익 확보를 기대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에도 재무구조를 꾸준히 개선하면서 투자자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장기 성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중국 수혜주로 불리는 만큼 관세 등 대외적 이슈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은 일부 있을 수 있으나, 중국 고객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VIP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개장한 만큼 제한된 외국인 수요 속에서도 안정적인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외부 변수에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현 밸류에이션 수준은?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실적 등의 개선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8300억 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에 성공하며 단기 채무에 대한 불안도 해소했습니다. 또 자산재평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꾸준한 실적이 뒷받침되며 주가 상승 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 국제선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3개 중국 도시와 직항이 연결돼 있지만 2016년도 33개 노선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들 도시 노선이 모두 회복될 경우 더 많은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가 리레이팅을 위한 조건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글로벌 수준의 카지노 시설과 리조트 인프라에 대한 입소문이 폭넓게 확산되면서 갈수록 카지노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중국 소비 회복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와 금리 하락에 따른 금융 비용 하락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배당, 자사주 매입 등 논의 중인 주주 환원 정책이 있나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글로벌 수준의 카지노 시설과 리조트 인프라에 대한 입소문이 폭넓게 확산되면서 갈수록 카지노 VIP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 같은 매출 호조가 이어진다면 또 한 번의 매출 신화는 물론, 당기순이익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분기에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개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호조세가 이어진다면 주주환원 논의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 롯데관광개발의 주요 이벤트나 계획은

"2020년 12월 18일 개장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올해로 개장 5주년을 맞이합니다. 올해는 특히 카지노와 리조트 전 부문에서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한 의미 있는 한 해이기도 합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앞으로도 국제선 연결 도시 확대와 VIP 고객 대상 마케팅 강화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