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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원에 산 주식 거래 정지에도…"돈 버니깐 좋다"는 60대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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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통신 안테나 기업 인텔리안테크
강승구 부사장, 평택 공장서 인터뷰

“저궤도 위성 통신 시장 공략
항공기·군용 안테나로 사업 다각화
내년 사상 최대 실적 도전할 것
향후 매출 5000억 회사로 성장”

유진투자증권 목표가 6만6000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9년 3개월 차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차세대 위성 통신 시장인 저궤도(LEO) 위성 통신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선박, 자동차, 항공기 등 이동체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차세대 평판형(Flat-panel) 안테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저궤도 위성 통신 생태계 핵심 인프라 한 축으로서 내년 사상 최대 실적에 도전하겠습니다.”

강승구 인텔리안테크 부사장(1963년생)은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 평택 본사에서 만나 이 같은 회사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상무를 마치고 2022년 말 부사장으로 입사한 그의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리안테크 본사는 2009년 7월 완공됐고 2.4M 위성통신 안테나 조립 및 생산 라인이 있다. 총 면적은 1만3249㎡(4015평)로 연간 생산 능력은 약 2000억원 정도다.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의 경우 비싼 건 20만달러가 넘기도 한다.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진위산단로 18-7에 있는데 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다.

2공장은 경기도 평택시 마산리 104에 있다. 1공장과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데 약 290억원을 투자해 2022년 4분기부터 가동했다. 총면적은 2만575㎡로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VSAT)와 저궤도 통신용 듀얼 파라볼릭 터미널, 지상 기지국 등을 만든다. 연간 생산 능력은 약 4000억원으로 인텔리안테크는 총 6000억원 규모의 공장을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2004년 2월 5일 설립 후 선박이나 지상에서 위성과 안정적으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위성 네트워크 안테나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먼바다의 선박과 음영 지역에서 끊기지 않는 인터넷과 통신이 가능하게 하는 첨단 기술력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인텔리안테크 제품으로 배 안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한 것이다. 특허는 약 60개 정도 보유 중이다.

설립 직후 2005년 영국에 본사를 둔 해양 전자장비 업체 레이마린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계약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해상 위성통신 전문업체 마링크, 글로벌 위성통신 업체 인마샛 등 글로벌 위성통신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주요 해양 통신 사업자들과 협력으로 초기 성장 발판을 단단히 다진 것이다. 현재 인텔리안테크는 선박에 장착되는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분야 글로벌 점유율 1위다.

전 세계 60여 개국에 걸쳐 600개 이상의 딜러 및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위성통신 안테나 기업이다. 인마셋, 마링크, KT sat 등의 정지궤도(GEO) 위성 사업자 등과 거래한다. 최종 사용자로는 머스크, CMA CGM 같은 대형 해운사 및 카니발과 같은 크루즈 선사도 있다. 특히 위성통신 안테나 및 시스템 95%가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대한민국 효자기업’이다. 달러 강세 시 수혜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궤도 위성 활용 우주 인터넷 시장 개화 … 스마트폰 초기 시장과 흡사”
강 부사장은 “지구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우주 인터넷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원웹, 인마셋, SES, 텔레샛 등 글로벌 위성 사업자들에게 차세대 통신망 구축에 필수적인 첨단 안테나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공급 중이다”고 사업 내용을 설명했다. 특히 “저궤도 위성용 평판형 안테나와 위성 신호를 지상으로 연결하는 지상 기지국 안테나를 공급하며 미래 통신 인프라 구축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여기서 저궤도 위성은 기존 위성보다 훨씬 빠르고 지연 시간이 짧아 마치 지상 인터넷처럼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 부사장은 “현재 저궤도 위성 시장은 스마트폰 초기 시장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 영역 다각화를 위해 선박에서 지상으로, 지상에서 항공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세계 1위에서 항공용, 군용 안테나 시장까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부터 국제 해양 조난·안전 시스템(GMDSS)을 제공하는 해상 조난용 통신장비(C700·C200M)을 내놨다.

특히 “항공기 내 통신(IFC) 수요에 따라 저궤도 위성 통신을 지원하는 항공용 안테나 시스템 개발 및 공급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파나소닉 에비오닉스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내년 일부 대형 항공사에서 인터넷이 가능한 장면을 많이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항공용 안테나 사업을 위한 관련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강 부사장은 “높은 기술 신뢰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보안이 강화된 통신 솔루션이 필요한 군용·방위산업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고, 이는 고마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궤도의 위성을 동시에 연결하는 다중 궤도 안테나 기술을 보유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통신 환경을 선도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메리츠증권 “내년 매출 3722억·영업이익 324억”
신규 고객들이 늘면서 실적이 뛰고 있다. 2020년 매출 1101억원에서 작년 2578억원으로 4년 만에 134.15% 증가했다. 다만 매출(작년 기준)의 24% 정도를 연구개발비(R&D)에 투자하기 때문에 작년 영업손실은 194억원이었다. “해상·차량용 평판 안테나에서 항공용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고 신제품 개발에 수십억원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투자였다”고 정성필 부장(IR 담당)은 설명했다. 2022년과 2023년엔 영업이익 각각 153억원, 107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매출 3021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전망했다. 내년엔 매출 3722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을 예상했다. 강 부사장은 “지상 기지국 고객 수가 늘고 있고 항공과 방산 분야로 사업 날개를 펼쳐 내년 최대 실적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었다.

반도체, 조선, 전력기기, 바이오, 2차전지 섹터만 주목받다 보니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4만650원으로 전고점(2023년 3월 31일 고가 9만6324원) 대비 57.8% 떨어졌다. 당시 우주산업 기대감에 주가는 불을 뿜었었다.

총 주식 수는 1073만3334주로 성상엽 대표(지분 17.52%) 외 특수관계인 6인이 지분 23.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자사주 3.97%, 외국인 15%대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60%가 조금 안 된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322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 유형자산 411억원 보유했다. 부채비율 83.42%, 자본유보율 4464.78%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저궤도 위성 통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고객사들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평판형 안테나와 지상 기지국 안테나 납품 가속화로 실적 정상화가 기대되고 있다. 또 해상을 넘어 항공·군용 등 고성장 시장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잘 닦아놨다.

하지만 위성 통신 사업자들의 투자 지연과 구조조정 발생 땐 실적이 타격을 입는다. 또 시장 성장에 따른 새로운 경쟁사 등장 및 기술 경쟁 심화는 향후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신제품 R&D 투자 및 초기 비용 부담도 단기 이익 개선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저궤도 위성 평판 안테나 세계 1위 꿈 … 매출 5000억 회사로 도약할 것”
강 부사장은 “차세대 기술 선점 및 6G(6세대 이동통신)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 위성 통신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대규모 개발 비용 투자는 불가피한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비용 투자는 일시적인 비용 증가일 수 있으나 미래 폭발적인 매출 증가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필수적인 선제 투자라는 것이다. 임직원 수가 650명인데 40%가 R&D 인력이란 점은 인상적이다. 미국과 영국, 한국(평택, 부산, 판교)에 자체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그는 “저궤도 위성 평판 안테나 글로벌 점유율 1위 달성이 목표다”며 “향후 매출 5000억원 회사로 성장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회사 1공장과 2공장을 2시간 가까이 소개한 그는 ‘삼성맨’이다. 1985년 1월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R&D 사원으로 입사해 월급 27만원을 받았다. 이후 2018년 12월까지 ‘푸른 피’를 보유하며 삼성전자 상무로 퇴임했다. 2020년까지 삼성전자 자문 후 2022년 6월 1일 인텔리안테크 전무로 몸을 맡기게 된다. 2022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해 인텔리안테크 신성장동력과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청춘들에게 인생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주식도 부동산 투자도 모르고 일하는 즐거움에 인생을 살아왔다”며 “퇴직 후 미래가 창창한 회사에 다닐 수 있는 건 일에 대한 진심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하는 일에 끝장을 본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다하면 미래에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참고로 그는 재테크로 돈 버는 재주는 없다고 한다. 효성화학을 1주당 12만원 샀는데 거래 정지를 당했다고 한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결산 결과 전액 자본잠식에 빠져 3월부터 거래를 못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 시기 매수했는데 매도를 못해 여전히 손실이 크다. 그럼에도 일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한다.

회사를 다섯 글자로 압축해 달란 부탁에 “미래도전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기업과 견줘도 기술력이 손색이 없다”며 인텔리안테크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육지·바다·하늘을 아우르며 언제 어디서나 끊김 없는 위성통신 솔루션으로 초연결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은 우호적인 보고서를 내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매출 798억원(전년 대비 28% 증가)와 영업이익 30억원(흑자전환)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전망이다”며 “2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고 했다. 또 “해상용 고객 매출이 매 분기 회복되고 있고 유럽 국가들의 자체 위성 네트워크 구축 수요에 따라 주요 고객사 유텔샛의 성장이 기회가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국제 해상 조난·안전통신 서비스(GMDSS) 통신장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건 호재다”고 분석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300t급 이상이거나 승선 인원 250인 이상 선박의 GMDSS 통신장비 의무 탑재를 요구했는데, 해당되는 선박 수가 약 15만척으로 기존 인마샛 통신장비가 사실상 독점했으나 미국 이리듐이 뛰어들어 그에 맞는 통신장비를 인텔리안테크가 납품하게 된 것이다. 인마샛 통신장비 대비 가격·성능 우위를 점하고 있어 내년부터 유의미한 매출을 기대했다. 목표주가는 6만6000원을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62.36% 상승 여력이 있다.

긴 터널을 지나 투자 회수기에 진입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심의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이어 하반기에도 평판형 안테나 및 지상 기지국 안테나 매출 증가로 실적 턴어라운드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며 “내년엔 큰 폭의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또 “올 초부터 정치적 이슈로 인해 스타링크 도입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데 원웹이 대안으로 부상했다”며 “원웹을 흡수합병한 유텔샛은 연내 자금조달을 마무리해 저궤도 위성 통신 경쟁력 강화에 나설 전망인데 인텔리안테크가 수혜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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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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