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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방산블록' 뚫었다...한화에어로, 노르웨이 K9 수출 [방산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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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K9 자주포 24문 수출 계약 체결.
"유럽산 우선주의 현상 심화 속 상징적"
가성비·납기에 역사·지정학적 변수 작용
현대로템, 9조원 중동국 K2 전차 수출 기대




<앵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 방산 최강국인 독일을 제치고 노르웨이에서 K9 자주포를 수주했습니다.

노르웨이에서만 세 번째 결실을 낸 건데, '바이 유러피언'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성과를 달성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지난밤에 나온 K9의 노르웨이 수출 소식 먼저 들어볼까요?

<기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방위산업특별위원장은 오늘(19일) 국회에서 열린 방산업체 경영진 간담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에서 수출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품목은 K9 자주포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병주 위원장은 자리에서 "절대적인 금액은 적지만 유럽산 무기 우선주의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K방산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곧바로 기자단에게 현지 시간 18일 손재일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노르웨이 국방물자청과 K9 24문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화에어로와 노르웨이는 지난 2017년 24문, 2022년 4문에 이어 세 번째 K9 공급 계약을 맺게 됐습니다.

추가 물량들은 러시아 국경에 맞닿은 핀마르크 지역 포병 부대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핀마르크는 노르웨이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NATO)의 러시아 위협을 억제하는 요충지로 최강의 전력이 투입됩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K9이 같은 곳에서 세 번이나 낙점 받은 것을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넓어졌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복수의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K9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0%대로 노르웨이뿐 아니라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10여 개국이 운용하고 있습니다.

외신들도 K9을 필두로 한 K방산이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전통 강호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노르웨이가 이번에는 독일 자주포를 택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왜 막판에 K9으로 선회한 건가요?

<기자>

노르웨이는 이미 두 차례나 K9을 사들였습니다.

10년 가까이 운용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독일제 PzH2000보다 익숙한데다 자주포를 배치하기로 한 핀마르크의 기후 환경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북극권에 위치한 핀마르크에 도입되는 무기들은 극한의 혹한을 견뎌야 합니다.

그런데 K9의 경우 영하 수십 도의 맹추위 속에서 시행된 현지 성능 테스트에서 기동력과 화력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뛰어난 가성비에 신속한 납기를 통해 쌓은 신뢰도 더해지자 노르웨이가 결국 독일 대신 한국에 손을 들어준 겁니다.

독일은 한국보다 유지·보수·정비 비용이 비싸고 부품 공급도 지연되는 경우도 여럿 있어서 유럽 안에서도 잡음이 도는 중입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노르웨이가 공급망 안정성에 최우선으로 무게를 두면서 독일의 경쟁력이 약화됐습니다.

특히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독일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노르웨이를 점령한 적 있는데, 역사적, 지정학적 사안도 수주전에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유럽연합이 펼치는 회원국 우선 전략을 뚫고 한화에어로가 수주한 것은 폴란드에 이어 노르웨이에서도 현지 생산, 기술 이전 등 절충 교역을 제안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계약에 절충 교역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양측은 지난 2017년 첫 수주 당시 산업 협력 조항을 걸었습니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기업들의 현지화 정책이 유럽의 무역 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

유럽의 방산 블록화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K방산이 틈새를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스웨덴이나 체코 등에서의 추가 수주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는 K방산이 이번 수출을 기점으로 유럽뿐 아니라 중동에서도 대형 일감을 따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현대로템이 조만간 추가 수주를 할 것이라는 증권가 리포트도 발간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현대로템의 경우 조만간 유럽에 이어 중동에서도 K2 전차를 납품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방산이 유럽에서는 공동 기술 연구 개발이나 생산 그리고 현지화에 방점을 찍었다면 중동에서는 묶음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K2 전차를 팔 때 구난이나 교량, 탄약 운반 전차 등을 패키지로 넘기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KB증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중동에 K2 전차 250대를 팔기 위해 계열 전차들의 확장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 8월 폴란드에서 기록한 단일 방산 최대 수출액인 우리 돈 9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섭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초 폴란드를 방문한 데 이어 내일(20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합니다.

방산업체들의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목적으로 해당국에 한국산 무기 도입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유럽과 중동을 겨냥한 맞춤형 세일즈 활동이 한화에어로, 현대로템을 포함한 K방산의 성과 달성으로 이어질 지 주목됩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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