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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선 장사 없나…올트먼·머스크의 '진흙탕 싸움' [김인엽의 퓨처 디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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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I, 오픈AI·애플에 반독점 소송 제기
"아이폰에 GPT 탑재해 AI 혁신 저해"
'인류 위한 AI' 내걸고 공익법인 세웠지만
자금경쟁 격화에 조용히 영리법인 전환


인류에 이로운 인공지능(AI)을 만든다는 사명으로 창업한 오픈AI와 xAI가 공익 회사의 지위를 내려놓고 있다. xAI는 아이폰에 오픈AI 챗GPT를 탑재한 애플이 혁신을 저해한다며 소송을 걸었다. 인류 발전의 이상을 뒤로 한 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xAI는 2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웍스 지방법원에 애플과 오픈AI를 소송을 제기했다. xAI는 소장을 통해 "애플과 오픈AI는 협력해 독점을 유지하고 xAI같은 혁신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시장을 잠궜다"라고 밝혔다. 애플인텔리전스의 기본 AI 모델로 오픈AI의 챗GPT를 채택한 애플의 결정이 소비자 선택권을 박탈하고 AI 혁신을 저해했다는 지적이다. xAI는 두 회사에 수십억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불법적인 협력'을 끊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 iOS에 챗GPT를 기본 AI모델로 채택했고 내달 출시 예정인 iOS26에도 GPT-5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xAI 창업자는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그록은 (애플 앱스토어) 평점이 4.9점이며 리뷰가 100만개지만 애플은 어떤 목록에서도 그록을 언급하기를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오픈AI 측은 "이번 소송 제기는 머스크의 지속적인 괴롭힘 패턴과 똑같다"고 일축했다.

xAI는 격화하는 AI 모델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공익법인(PBC·Public benefit corporation) 지위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CNBC는 xAI가 네바다 주정부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회사 지배구조를 변경해 지난해 5월 xAI가 PBC 지위를 조용히 종료했다고 보도했다. PBC는 영리법인에 비영리단체의 요소를 결합해 기업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인을 말한다.

머스크는 2015년 '인류에게 안전하고 유익한 AI를 개발한다'는 사명에 동참해 오픈AI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러나 2018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경영권 다툼 끝에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이후 머스크는 다시 인류에 이익이 되는 AI모델을 만들겠다며 2023년 xAI를 PBC로 설립했다.

비영리단체로 시작한 오픈AI 역시 영리법인 전환을 추진했으나 회사 안팎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지난 5월 PBC와 영리법인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조직 구조를 개편했다. PBC인 오픈AI Inc가 최상위 지주 역할을 하고, 그 아래에 오픈AI LLC와 오픈AI 글로벌이 투자 유치 및 영리 사업을 전개하는 형태다.

올트먼 CEO는 당시 "모든 인류에게 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수천억 달러가 필요하며 궁극적으로는 수조 달러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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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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