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들의 응원덕에 선수들의 매 샷은 드라마가 됐다. 선수들이 샷을 할 때마다 “굿샷”을 외쳤고 퍼팅이 아쉽게 홀을 비껴가면 탄식이 터져 나왔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왔다는 윤영조 씨(72)는 “골프는 원래 더운 스포츠다. 이런 날씨에 경기도 하는데, 구경하는 덴 끄떡없다”며 웃어 보였다. 경기 고양시에서 왔다는 김모씨(65)는 “시간이 맞는 친구들과 종종 골프 대회를 보러 오는데, 포천힐스CC는 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대회장 컨디션도 좋아 즐겁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 갤러리들도 눈에 띄었다. 권나연(33), 안태진(38) 씨는 5살, 2살 자녀와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권 씨는 “부모가 좋아하는 골프를 일찍부터 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회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6살 아들과 함께 방문한 30대 정모 씨는 “골프장을 걸어 다니는 즐거움을 아들이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챔피언조’가 첫 티샷에 나선 1번홀(파5) 티잉 구역엔 대한민국 최고 선수들의 명품샷을 보려는 갤러리들이 구름 떼를 이뤘다. 이날 갤러리들의 관심을 끈 건 단연 떠오르는 신예 김민솔이었다. 김민솔의 채 끝에서 공이 날아오를 때마다 카트 로드에선 감탄이 터져 나왔다. 서울 성북구에서 왔다는 70대 여성 이모씨는 “어린 나이에도 정말 잘 치더라”며 “마지막 라운드에서만이라도 응원하고 싶어 직접 보러 왔다”고 말했다.
‘전통의 강자’들에 대한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이다연의 팬들은 ‘Little Giant(작은 거인)’, ‘메이저퀸 이다연’ 등이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그의 우승을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이다연의 팬클럽 모자를 쓰고 있던 60대 남성(경기 화성시 동탄)은 “작년 한 해 부상 등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터라 우승이 간절하다”며 “다소 긴장한 것 같기도 한데, 끝까지 잘 해낼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통산 4승째에 도전하는 노승희의 이름도 여러 차례 페어웨이를 울렸다. 2번 홀에서 노승희가 ‘칩인 버디’에 성공한 순간에는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그린 주변을 뒤흔들었다.
포천=장서우/최한종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