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비중 최대로 늘리고 싶다면…퇴직연금 '안전자산 30%' 활용법 [일확연금 노후부자]

퇴직연금에는 ‘30% 룰’이 있습니다. 확정기여형(DC), 그리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 담긴 자산의 30%는 반드시 안전자산, 즉 예·적금이나 채권 등으로 채워야 한다는 규칙입니다.

사람들이 퇴직연금을 위험자산인 주식에 ‘몰빵’해 노후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막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룰이긴 하지만, 수익률 1%가 아쉬운 적극적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룰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죠. 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안전자산 몫으로 담을 수 있으면서도 예·적금, 채권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줄줄이 내놓고 있습니다.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ETF는 채권혼합형입니다. 채권과 주식을 일정 비율로 섞은 ETF죠. 단일종목 채권혼합 ETF는 주식을 최대 30%까지 섞을 수 있습니다.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등이 대표적입니다. 엔비디아를 30% 비중으로 담고 나머지를 채권으로 채운 상품입니다.

지수형 채권혼합 ETF는 주식 비중을 50%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계좌의 70%를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고, 안전자산 몫을 이 지수형 채권혼합 ETF로 모두 채우면 전체 계좌의 주식 비중을 85%까지 높이는 게 가능합니다. 지수형 채권혼합 ETF로는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액티브’ ‘1Q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SOL 미국S&P500미국채혼합50’ 등이 있습니다.

타깃데이트펀드(TDF) ETF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TD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펀드입니다. 청년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가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줘 ‘자율주행 연금 상품’이라고도 불립니다.

안전자산 바구니에 넣을 수 있는 상품은 TDF 중에서도 ‘적격 TDF’라 불리는 것들입니다. 적격 TDF는 위험자산 비중이 최대 80%로 설정한 상품입니다. 적격 TDF를 안전자산으로 활용하면 연금 계좌 내 주식 비중을 최고 94%까지 높일 수 있다는 의미죠. 현재 국내 상장된 TDF ETF는 대부분 적격 TDF입니다.

올해 3월 출시된 ‘TIGER TDF2045’의 경우 S&P500을 약 80%, 국내 단기채를 약 20% 비율로 담았습니다. 퇴직연금 계좌의 70%를 S&P500 ETF로, 나머지 30%를 TIGER TDF2045로 채우면 이론적으로 전체 계좌의 94%를 S&P500에 투자하게 되는 셈입니다.

최근에는 안전자산 몫으로 투자할 수 있는 리츠 ETF까지 출시됐습니다. 연금 투자자의 선택지가 더 다양해진 것이죠. 지난달 29일 상장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10 채권혼합액티브’는 국내 최초 채권혼합 리츠 ETF입니다. 리츠와 국내 단기채권에 각각 절반씩 투자하는 ETF입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리츠는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대표적인 인컴형 상품으로 수요가 높다”며 “리츠 주가는 금리 하락기에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30% 안전자산 몫으로 리츠 채권혼합 ETF 투자를 고려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