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기기 관련주는 미국의 품목 관세 리스트에 추가되면서 주가가 주춤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9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품목 관세가 적용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 목록에 정격용량 1만㎸A 이상 대형 변압기를 포함했다. 대형 변압기 원가에서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5%로 추정된다. 이 철강 원가에 최대 50%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내 변압기 수요가 여전히 커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자 우위가 지속되고 있어 기업이 관세 인상분 일부를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내년 예상 매출 대비 관세 부담은 HD현대일렉트릭 3.7%, LS일렉트릭 3.2%, 효성중공업 1.5%로 추산된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변압기에 적용되는 품목 관세를 포함한 총관세율은 22~25%로, 기존 상호관세(15%) 대비 약 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내 수요가 탄탄한 만큼 주요 변압기 업체는 관세의 최소 50%를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의 호조는 수출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정격용량 1만㎸A 이상 대형 변압기의 이달 1~20일 잠정 수출액은 3300만달러(약 459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5.19%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38% 늘어났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자체 변압기 조달 비중이 20%에 그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관세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