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공유플랫폼 기업 에이치에너지는 태양광 에너지 업계의 ‘넷플릭스’를 꿈꾸는 회사다. 비상장사인 이 회사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은 뒤 이를 관리하는 협동조합을 통해 소형 태양광 설비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해 전국 각지의 설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구독형 플랫폼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에이치에너지 연구소에서 만난 함일한 대표는 “지난해보다 상반기 매출이 약 30% 오르는 등 업계에서 서비스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늘수록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치에너지 소속 협동조합은 이 회사가 소유하거나 위탁운영 하는 소형 태양광 발전소 설비에 투자금을 사용한 뒤 개인에게 매달 10%의 이자를 지급한다. 소형 태양광이 생산한 전기가 일반 태양광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기준 50% 비싸게 팔리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함 대표는 “지자체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진 태양광 에너지 시장을 개인으로 넓히겠다는 게 모햇의 시발점”이라며 “시간이 오래 걸려도 집단이 원하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투자금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15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해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본격화한다. 함 대표는 “개인 투자금 규모가 1500억원을 넘어서면서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취지”라며 “금융기관의 투자금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솔라온케어’는 인공지능(AI)으로 전국에 깔린 소형 태양광 설비를 24시간 관리하는 서비스다. 구름의 양, 기온, 습도 등의 자료를 수집해 이상 현상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함 대표는 “솔라온케어를 통해 각 설비의 발전량을 확인한 뒤 하자를 즉각 찾아낼 수 있다 보니 시공업체도 설비를 설치할 때부터 체계적일 수 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솔라온케어의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6월 누적 기준 37개에서 이달 4551개로 123배가량 늘었다. 함 대표는 “올해 기준 서비스 이용 건수가 누적 1만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에이치에너지는 낯선 사업 구조로 인해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가 아니냐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투자 피해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피해자 모임이 만들어진 게 한 예다.
함 대표는 “투자금과 투자 이익을 분리해 관리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외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투자자가 언제든지 감사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치에너지의 실적은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224억원에 그친 매출은 지난해 1023억원으로 네 배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억원에서 156억원으로 증가했다.
함 대표는 “2027년 IPO(기업공개)를 한 뒤 같은해 매출 3400억원을 달성하는 게 회사의 중장기적인 목표”라며 “우리가 관리하는 태양광 설비는 믿고 쓸 수 있다는 브랜드 파워를 다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