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흠뻑쇼를 연 원주시 내에서는 씁쓸한 반응이 나온다. 대관료와 별도로 관람 수입 10%를 추가 징수하는 조례 개정 영향 탓에 올해 원주에서 해당 공연이 중단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공교롭게도 지난 9월 관련 조례 개정 후 원주시 내에서 대형 공연이 한 건도 열리지 않았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속초시와 KT, 고려대 디지털혁신연구센터는 최근 공동으로 수행한 통신 및 소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축제 당일 속초시에 75억원 이상의 소비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전주 대비 23% 이상 급증한 수치다.
축제 당일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은 2만3855명이었는데, 이 중 전체 소비의 80%인 약 51억 원을 외지인이 소비했다. 특히 수도권 거주자가 전체 외지인의 66.5%를 차지했다.
다수의 관광객이 1박 이상 숙박형 관광을 즐기면서 숙박 기반의 장기 체류형 소비가 이뤄졌다. 당시 공연이 밤늦게 끝났던 만큼 외지인 관광객 중 22.26%가 공연 후에도 24시간 이상 머문 것으로도 확인됐다.
속초시는 관람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심야 연장 영업 업소를 모집했다. 심야 연장 영업에 참여한 91개 업소는 자정 이후까지 문을 열고 관람객을 맞이했다. 속초시는 향후 축제 운영 전략과 관광정책 수립에 이번 분석 결과를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원주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간 원주시를 비롯해 공연이 열리는 지자체에서는 소음 등 민원과 바가지 논란 등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지역 상권과 숙박업계에는 특수를 누리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2023년 7월과 2024년 6월 각각 원주에서 열렸던 싸이 흠뻑쇼가 올해 원주에서 열리지 않았다. 체육 시설 대관료와 별도로 관람 수입 10%를 추가 징수하도록 조례가 개정된 게 결정적 원인이라는 게 공연 업계 평가다.
조례 추진 당시에도 원주시에서 대형 공연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시는 관련 민원 해결 비용과 세수 확대를 위해 조례 개정을 강행했다. 한 지역 주민 A씨는 "올해 원주에서 하면 또 보려다가 속초에서는 한다길래 아쉽다고 생각했다"며 "뒷 배경을 알고나니 더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조례 개정 전에는 나훈아·심수봉·장윤정·싸이 등 대형 공연이 매년 4~5건 정도 열렸으나, 지난 9월 조례 개정 이후에는 한 건도 없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