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한국인사행정학회가 기획재정부의 용역을 받아 최근 발표한 ‘요일제 도입 등 휴일제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요일제 공휴일 도입 시 소비지출액 2조1039억원, 생산유발액 3조7954억원, 부가가치유발액 약 1조6957억원, 고용유발인원 8416명 등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소비는 10%, 지역축제는 15.9% 증가했고, 자살률이 감소하는 효과도 있었다. 단 생산유발액은 해당 요일이 공휴일이 됨에 따라 숙박·외식업 등의 매출 증가액을 합산한 것으로 이날 하루를 쉬는 데 따른 생산 감소액까지 반영한 수치는 아니다.
요일제 공휴일은 공휴일을 특정일이 아니라 특정 요일로 지정하는 제도다. 어린이날을 ‘5월 5일’이라는 날짜가 아니라 ‘5월 둘째 주 월요일’로 정하는 식이다. 어린이날 외에 현충일, 한글날 등이 요일제 공휴일을 적용할 만한 날로 꼽혔다.
인사행정학회는 “한국의 공휴일은 해마다 일정하지 않아 근로자들이 예측 가능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며 “연속된 휴일을 보장하면 근로자 복지는 물론 내수 시장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특정 날짜를 공휴일로 지정하다 보니 주말과 겹치느냐에 따라 연간 공휴일 수가 들쑥날쑥한 단점이 지적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2021년 ‘공휴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대체 공휴일제’를 도입했다.
대체 공휴일제는 공휴일이 주말이나 또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 그다음 날로 휴일로 정하는 제도다. 부처님 오신 날이 어린이날(5월 5일)과 겹치자 다음날인 5월 6일이 대체 공휴일이 된 올해가 좋은 예다. 2021년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국경일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는 부처님 오신 날과 성탄절도 대체 공휴일제의 적용을 받는다.
다만 대체 공휴일제도 주말이나 또 다른 공휴일과 겹칠 때만 연휴가 되다 보니 예측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지적된다. 요일제 공휴일은 3일(토~월) 이상의 안정적인 연휴를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어 근로자들이 휴가를 계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3일 연휴는 장기 연휴가 아니어서 해외여행보다 국내 여행이 많이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인사행정학회는 대체 공휴일 제도에 월요일 공휴일 제도를 추가하면 소비지출액과 생산유발액은 5조886억원과 8조9401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4조1188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은 1971년 ‘월요일 공휴일 법’, 일본은 2000년 ‘해피먼데이’ 제도를 통해 요일제 공휴일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에서는 요일제 공휴일 제도 도입 이후 2660억~5494억엔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공휴일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영세기업의 인건비 부담 등은 과제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학회는 “요일제 공휴일 제도는 특별히 공휴일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공휴일 보장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보편 복지 향상 제도”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슈 제기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용역을 의뢰한 것”이라며 “제도 도입 여부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의 소관 부처인 인사혁신처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영효/곽용희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