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전 7시 45분. 경북 안동시 운흥동 옛 안동역 광장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10년 전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는 한 마디로 맺어진 약속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보기 위해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과 여행객 등 600여 명이 카메라와 휴대폰을 들고 숨죽여 이들의 만남을 기다렸지만 폭발물 설치 신고가 접수되면서 일대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시민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낭만의 약속’은 돌연 긴급 상황으로 바뀌었다. 경찰은 오전 8시 10분께 “구 안동역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역사에서 100m 이상 떨어져 달라”고 발표했다. 시민들은 급히 흩어졌고, 경찰과 탐지견이 역사 내부로 진입해 폭발물을 수색했다. 이날 만나기로 했던 대학생과 PD는 군중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역사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장 한편에는 ‘2015년의 약속, 2025년의 만남’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기업들의 부스가 줄지어 섰다. 이날 코레일은 역사와 광장 일부를 행사 공간으로 제공했고, 지역 기업들도 기념품과 식음료를 제공했다. 쿠팡·빈폴·알바몬·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기업도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안동=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