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샤이니 키가 독보적인 무드와 비주얼로 '콘셉트 헌터'다운 면모를 보인다.
키는 11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정규 3집 '헌터(HUNTER)'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키가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건 2022년 8월 2집 '가솔린(Gasoline)' 이후 약 3년 만이다. '나'와 '자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반에 녹여낸 앨범인 '헌터'에는 동명의 타이틀곡 '헌터'를 비롯해 다채로운 장르의 총 10곡이 담겼다. 도시 괴담 콘셉트 아래 강렬한 키를 만나볼 수 있다.
키는 "호러라는 키워드로 시작해서 타이틀곡도 비교적 빨리 만났다. 10곡으로 구성된 정규 앨범"이라면서 "장르도 다양하고 순서대로 듣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앨범명과 관련해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게 나올 줄 몰랐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타이틀곡 '헌터'는 웅장한 베이스와 묵직한 킥 사운드에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 다양한 신스 패드가 조화를 이룬 댄스곡이다. 상대에게 집착하는 '나'와 상대방과의 복잡한 관계에서 느끼는 '고통 속 환희'를 풀어낸 가사, 키의 다이내믹한 보컬이 만나 드라마틱한 매력을 자아낸다.
키는 직접 의견을 내서 곡의 테마를 바꾸는 등 '맞춤형' 작업을 해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네 번호가 알고 싶어' 이런 곡이었는데 확 바꾸고 싶었다. 이빨, 발톱과 같은 키워드로 시작해서 여러 이야기를 전달했고, 켄지 작가님이 가사를 써줬다"고 전했다.
기묘한 분위기, 독특한 무브먼트가 돋보이는 뮤직비디오는 놓쳐선 안 될 이번 컴백 콘텐츠의 핵심이다. 키는 "이상해 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팀 활동을 할 때 내가 괴이한 무언가를 하면 늘 편집을 당했다. 근데 이런 콘셉트를 정하면 나의 연기를 자체를 부정할 수 없지 않나. 항상 이런 연기를 하고 싶었다. 마침 '서브스턴스'라는 좋은 영화가 내게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키는 '헌터' 무대를 지난 9~10일 열린 'SM타운 라이브 2025' 도쿄돔 공연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행사는 공연을 마치고 갓 입국한 상태에서 진행한 것이었다. 가수로서 앨범과 공연은 물론이고 예능이나 광고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예계 대표 '열일' 아이콘인 그는 지칠 틈도 없이 무려 10곡이나 담긴 완성도 높은 정규앨범을 내놨다.
'열일'의 동력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전역 후에 일을 조금 더 활발하게 많이 하게 된 편이다. 방송도 하고, 앨범도 제대로 준비하고, 감사하게 광고도 불러주시고 이 모든 걸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이걸 못 했던 지난 시기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즐기면서 하게 되는 것 같다. 불러주시는 데가 많아서 감사하다. 데뷔했을 때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다. 그게 지금까지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원이 되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벌써 솔로로 세 번째 정규앨범이다. 그 안에서 발견한 솔로 키의 경쟁력과 방향성에 관해 묻자 "저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색채가 진한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곡을 고르는 기준은 '이게 다른 가수 노래면 들을 것인가'다. 제가 듣고 싶고, 들었을 때 좋은 걸 고르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르도 정하지 않고, 그때그때 타이밍상 좋은 타이틀곡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이번에도 여러 장르가 있는데, 이번에는 피지컬 앨범의 디자인에 대한 힘, 새로워 보이는 뮤직비디오 등 보여지는 것에 차별성을 주려고 했다. 꼭 제 팬분들이 아니더라도 앨범이 굿즈와 앨범의 경계에서 갖고 싶었으면 했다"고 부연했다.
본인이 선호하는 곡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는 "예전 노래를 좋아한다. 옛날 곡 구성이 너무 좋다.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곡 위주로 고르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말로는 설명할 수 없어도 '키 노래 같다'는 게 생긴 것 같다"고 밝히며 웃었다.
그러면서 "볼 만하고, 들을 만하다는 칭찬이 가장 좋다. 전작보다는 많이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키는 미주 투어와 관련해 "기회가 될 수 있을 때 가서 공연뿐만 아니라, 방송·라디오 등 체험해 볼 수 있는 그곳의 시스템에 참여해보고 싶었다. 제 연차에 아직도 제게 새롭게 무언가를 해볼 수 있다는 기대에 들 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K팝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즐기는 느낌이었는데, 어느 순간 팝과 경계가 없게끔 전 세계에서 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면서 "미국 입국 심사할 때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이제 K팝 가수라고 하면 관심을 갖고 무슨 팀인지 등을 묻는다"며 높아진 K팝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키의 정규 3집 '헌터'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