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지지율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게 추월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전당대회를 앞두고 컨벤션 효과는커녕 당 지지율이 한달째 최저치 경신만 거듭하고 있다.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이 2주 전 조사보다 1%포인트 오른 44%, 국민의힘은 같은 기간 1%포인트 내린 16%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2주 조사 때 사상 처음으로 20% 아래를 찍은 후 7월 4주 17%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 또 떨어진 것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게 높은 선호도를 보인 60대 이상에서도 민주당이 앞섰다. 전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보다 3~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텃밭인 TK에서 지지율이 24%에 그치면서 37%를 기록한 민주당에게 추월당했다. 2주 전만 해도 TK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5%, 민주당은 19%로 국민의힘이 우세했지만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대선 패배 후에도 당내 분위기가 좀처럼 수습되지 못하고, 최근 전당대회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도 갈등이 이어지면서 민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 대표 대진표가 7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주자 간 2 대 2 대결로 확정됐는데, 탄핵에 반대했던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탄핵에 찬성했던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면서 지난 대선 후보 경선과 마찬가지의 탄핵 찬반 대결 구도가 다시 형성됐다.

김문수 후보는 전한길씨 등이 주최한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우리 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이유는 내부 총질"이라며 "우리끼리 싸우는 것은 둘째고, 이재명 총통 독재와 싸우는 것이 첫 번째다. 모두가 뭉쳐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계엄 찬성 안 한다. 그러나 그분이 계엄 해서 누가 죽었거나 다쳤거나 그런 거 없지 않나"며 윤 전 대통령이 다시 입당한다면 "당연히 받아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찬탄파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 및 그 지지층과의 절연을 촉구하며 인적 쇄신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김연주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지지율 추락에 대해 "보수가 서 있는 바닥이 어디일지 모르겠다"며 "깊디깊은 계엄·탄핵의 바다와 한없는 무기력의 늪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자문해도 답이 안 나온다"고 토로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