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 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폐업 신고한 스타트업은 이날 기준 73곳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육박했다. 2022년 하반기 벤처 혹한기가 본격화하면서 폐업 스타트업은 2022년 90곳, 2023년 106곳, 2024년 164곳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1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도 줄줄이 문을 닫았다. 올해 들어 밸류링크유(물류중개), 스프링클라우드(자율주행 솔루션), 엔코드(명품플랫폼) 등이 폐업했다.
문제는 도산 위험이 플랫폼·소프트웨어 분야를 넘어 실물 경제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올해 상반기 법인 회생·파산 사건 중 절차가 진행된 633건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195건(30.8%)으로 가장 많았고 도매 및 소매업 146건(23.0%),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업 82건(13.0%), 서비스업 79건(12.5%), 건설업 29건(4.6%) 등의 순이었다.
대출이 막혀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연쇄 파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행태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종합지수는 올해 2분기 11에서 3분기 25로 높아졌지만 금융권의 대출태도종합지수는 -14, -6으로 여전히 경직된 상태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6에서 6으로 전환돼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기업 도산 전문가인 최효종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금리가 인하될 때까지 몇 개월이 한계기업과 지속 가능한 기업을 나누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