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따라 올해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모두 주주환원에 쓰기로 했다. 그런데 CET1(6월 말 13.74%)이 예상 이상으로 오르면서 준비된 재원만으로는 약속한 규모로 주주환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은행과 증권 등 계열사 중간배당 등을 통해 배당가능이익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1900억원어치 자사주 매입이 해를 넘기더라도 이 내용과 별도로 내년 주주환원 규모를 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 때문에 주요 주주 지분율이 상승해 법에서 허용하는 한도를 넘길 수 있다는 문제도 여전하다. 삼양사는 6월 30일 JB금융 주식 12만5000주를 처분해 지분율을 14.37%에서 14.30%로 낮췄다. JB금융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지분율이 금융지주회사법상 한도인 10%(지방금융지주는 15%)를 넘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OK저축은행도 같은 이유로 지난달 8일 계열사인 OK캐피탈에 iM금융 주식을 매각해 지분율을 9.7%에서 7.92%로 떨어뜨렸다.
정부가 혁신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에게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하라고 요구해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교적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 대출을 대거 늘리면 주주환원 기준이 되는 CET1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