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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한 교사 정신 괜찮겠나, 담임 바꿔"…황당 민원에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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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부모의 황당한 민원이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담임 교사가 유산했으니, 교체해달라는 주장이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부모 교권 침해 민원 사례집'에 소개된 사례가 공유됐다. 글에 따르면 교사는 "40학급 대규모 학교. 나는 임신 중이었고 1학년 담임은 피하고 싶었다. 교감은 '어쩔 수 없다'며 강요했고 결국 담임을 맡았다"고 밝혔다.

교사는 입학식 당일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고, 결국 아이를 유산했다. 입학식 다음 날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기 유산해서 담임이 입학식 안 나왔다더라"는 소문이 퍼졌다. 이 학교 교감은 유산 사실을 공지했다.

며칠 뒤 교육청에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민원 내용은 "유산한 교사 정신 괜찮겠어요?" "담임 바꿔주세요" 등이었고, 교감은 교사의 병가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교사는 어쩔 수 없이 수업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글에 따르면 한 학생은 이 교사에게 "선생님 배 속에서 아기 죽었잖아"라고 발언했다. 수업이 끝난 뒤 교사는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가 어떻게 알았는지 물었다. 학부모는 "우리 애가 성숙해서 잘 안다. 맞는 말인데 뭐. 그 말 듣고 색안경 낀 건 아니죠?"라고 되물었다.

누리꾼들은 이 교사를 위로했다. 또 황당한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를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학부모도 출산 경험이 있을 텐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리를 비우면) 보통 건강상의 이유라고 하지 개인 병명을 공개하진 않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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