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등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지난달 24일 10개 희토류 기업과 재활용 업체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회의에는 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술기업도 참석했는데 이들이 제조하는 전자제품에는 희토류가 들어간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애플이 미국의 희토류 채굴·가공업체 MP 머티리얼즈와 희토류 자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백악관 측은 이 자리에서 생산자들에게 최저가격을 보장해 희토류의 미국 내 생산을 크게 늘리고 중국의 시장 지배를 억제하기 위해 팬데믹 시기와 같은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20년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신속히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초고속 작전'을 지시했고, 그 결과 1년도 채 안돼 백신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백악관이 언급한 팬데믹 시기 접근법은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도 이런 속도전을 도입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나바로 고문은 회의에서 MP 머티리얼즈에 적용키로 한 국방부의 최저가격 보장 조치는 일회성이 아니며 비슷한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저가격 보장 외에도 여러 인센티브를 이용해 미국 내 희토류 생산 증대를 대대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최저가격과 보호 관세를 포함해 상업적으로 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MP 머티리얼즈의 지분(우선주) 15%를 4억달러(약 560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업체가 생산한 희토류에 최저가격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중국산 희토류의 시가보다 2배에 가까운 가격에 구매해 수익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국 내 희토류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시장 지배력 탓에 희토류 채굴 투자가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연방정부 차원의 가격 지원책을 줄곧 요청해왔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