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준 클래식 축제-예술의 전당○

예술의전당은 8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간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를 개최한다. 예술의전당이 2021년 이후 국내 클래식계 발전과 상생을 위해 기획해온 축제로, 올해 5회째를 맞는다. 점차 세계적 거장들이 합류해 국제 클래식 축제로 발전했으며, 올해 11회의 초청 공연과 5팀의 공모 연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카네기홀 상주 단체인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NYO-USA의 무대를 비롯해 세계 최고 첼리스트로 꼽히는 스티븐 이설리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신예 피아니스트 김세현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국제음악제는 지휘자 로렌스 르네스와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축제의 시작과 끝을 맡는다. 오페라와 교향악에 두루 능한 로렌스 르네스는 오랜 기간 스웨덴 왕립오페라 음악감독을 지냈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종신 단원 임채문(더블베이스), 2014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 우승자 문태국(첼로), 뮌헨 필하모닉 수석 알렉상드르 바티(트럼펫), 함부르크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수석 한여진(플루트) 등이 참여한다.
5일 개막 공연은 R. 슈트라우스 갈라를 연주하고, 10일 폐막에서는 피아니스트 얀 리시에츠키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 2부에서는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들려줄 예정이다.

6일은 미국 카네기홀의 상주 단체인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의 무대를 볼 수 있다. 여덟 시즌째 악단을 이끌고 있는 지휘자 자난드레아 노세다가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협연자로 나선다. 멘델스존과 라흐마니노프 등으로 구성된 정통 프로그램을 들려준다. 투명한 음색과 시적인 해석이 매력적인 피아니스트 얀 리시에츠키는 9일 단독 리사이틀을 갖고, 쇼팽·바흐·메시앙·고레츠키 등 다양한 시대의 ‘전주곡Preludes’만으로 구성한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들려준다.
현시대 최고의 첼리스트로 손꼽히는 스티븐 이설리스도 8일 무대에 오른다. 그는 피아니스트 코니 시와 첼로 소나타를 들려준다. 프랑스의 트리오 반더러는 6일 2년 만에 다시 국제 음악제 무대에 오른다. 콩쿠르 입상자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장 하오첸(8월 9일), 김세현(8월 8일), 가이스터 듀오(8월 7일)는 각각 2009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2025 롱티보 국제 콩쿠르, 2021 뮌헨 ARD 국제 콩쿠르 수상 등 경력을 가진 젊은 피아니스트인 만큼 무대가 기대된다.

풍성한 바로크 레퍼토리도 눈에 띈다. ‘광기의 연인’이라는 테마로 17세기 영국의 우울과 열정을 조명하는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트 & 토마스 던포드 듀오(8월 10일), 시대악기를 기반으로 한 리나 뚜르 보네트, 홍승아, 아렌트 흐로스펠트가 펼치는 아름다운 고음악 무대(8월 10일)는 정통성과 실험성이 공존하는 무대다. 이 정도면 단기간에 다채로운 시대의 대표 명연주를 합리적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클래식 축제. 세계적 아티스트, 차세대 거장, 그리고 신예 모두를 함께 볼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
○클래식 레볼루션 -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도 여름철 대표 클래식 축제다.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주제는 ‘스펙트럼’, 부제는 ‘바흐에서 쇼스타코비치까지’다. 축제를 이끄는 예술감독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그리스 출신 레오니다스 카바스코다. 그는 “음악은 시간과 감정을 초월한 언어”라며 “바흐의 구조와 쇼스타코비치의 고뇌처럼 다른 시대의 음악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실을 말한다”고 했다.
8월 29일은 고(古)음악 해석에 탁월한 아폴론 앙상블이 무대에 올라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31일은 축제의 하이라이트. 카바스코와 양인모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함께 연주한다. 두 사람은 시벨리우스와 파가니니 양대 콩쿠르를 석권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공통점이 있다. 카바스코는 1985년 장 시벨리우스 콩쿠르, 1988년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양인모 역시 2015년 파가니니, 2022년 장 시벨리우스 콩쿠르를 모두 석권했다.

서울시향은 8월 28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6번, KBS교향악단은 9월 3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5번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말로페예프, 첼리스트 최하영, 오르가니스트 박준호, 소프라노 황수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도 무대에 오른다.
○한여름 축제같은 공연-서울시합창단, 한경아르떼필○

한경아르떼필하모닉도 계절감을 살린 공연을 선보인다. 8월 21일 최수열 지휘로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드뷔시 ‘바다’를 들려준다. 세계적 음악 매니지먼트사인 해리슨패럿과 지난 6월 전속 계약을 체결한 17세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과 협연한다. 같은 달 30일과 31일엔 홍석원 지휘로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을 공연한다.
서울시합창단은 8월 29일 '여름 가족 음악회'를 연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 음악제는 '춤추는 지휘자'로 유명한 백윤학 지휘자가 서울시합창단과 함께 선보이는 특별한 합창 콘서트다. 서울페스타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이들과 합을 맞춘다.
공연은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이어 비제의 <카르멘> 중 '서곡',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중 '대장간의 합창', 푸치니 〈나비부인〉 중 '허밍 코러스' 등을 들려준다.
○장르 파괴 혁신의 무대 ‘싱크 넥스트 25’○

올해 4년째를 맞는 세종문화회관의 장르와 매체 경계를 허무는 공연예술 프로그램 ‘싱크 넥스트 25’가 9월 6일까지 열린다. 테크노, 앰비언트, 힙합, 네오소울 등의 음악 장르를 기반으로 한 공연뿐 아니라 무용, 연극 등 다양한 형식의 융합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참여 아티스트로는 루시드폴, 앙상블블랭크 & 주정현, 코끼리들이 웃는다, 리퀴드사운드, 강남 등 18팀이 출연한다. 전체 프로그램 중 80% 이상이 창작 및 초연작으로 실험성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무대다.
세종문화회관은 또 여름휴가 기간을 맞아 S씨어터 앞 야외 공간을 활용한 라운지 ‘우물Wells’을 9월 6일까지 운영한다. 이 자리는 우리 술로 만든 칵테일 한잔과 디제잉, 대담, 아티스트 큐레이션 등이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우물이 실제 우물처럼 관객들이 내면의 영감을 길어 올리고 일상 속 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검증된 티켓 파워, 뮤지컬 대작 공연○

여름을 맞아 대작 뮤지컬도 연이어 막을 올린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연출로 유명한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가 국내 무대에 오른다. 2012년 이후 13년 만에 돌아온 오리지널 영어 버전 공연. <오즈의 마법사>(1900)를 재해석한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동명 소설(1995)을 원작으로 한다. 아름다운 외모의 글린다와 초록색 피부 탓에 따돌림당하는 마녀 엘파바의 우정과 성장을 다룬다.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10월 26일까지 공연.
<위대한 개츠비>도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에 이어 8월 1일부터 서울 GS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자수성가한 신흥 부자 제이 개츠비가 부유한 집안 출신의 옛 연인 데이지 뷰캐넌을 사랑하고 몰락하는 과정을 담았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관심을 모았다.
스테디셀러 뮤지컬 <맘마미아>는 10월 25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탭댄스 퍼포먼스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9월 14일까지 샤롯데시어터.
○달샤베트, 캐치 티니핑- 어린이 공연○
예술의전당의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도 올해 어김없이 찾아온다. 예술의전당은 8월 23일까지 자유소극장에서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 축제는 2017년 첫선을 보인 이래 매해 꾸준해 사랑받아온 여름 축제로 올해 9회째를 맞는다.
지난달 어린이 무용 ‘얍! 얍! 얍!’에 이어, 8월 1~23일 뮤지컬 <달샤베트>가 무대에 오른다.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의 동명 그림책이 원작이다. 무더위에 녹아내린 달로 시원하고 달콤한 셔벗을 만든다는 내용 등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2023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롯데 ost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시네마 콘서트, 애니메이션 음악, 필름 콘서트, 게임 콘서트 등 27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 공연이 주로 올라가는 콘서트홀에서 영화와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중 8월 3일, 10일 양일간 총 4회 공연되는 ‘블링블링 캐치! 티니핑 심포니’에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치! 티니핑’ 시리즈가 오케스트라 무대로 탄생한다. 연주는 애니메이션 음악 연주 경험이 풍부한 디토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지휘자 김성진이 악단을 이끈다. 뮤지컬 배우 채세린, 최지우, 최현진, 이유진 등도 함께해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