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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에 자동으로 쪄져 버린 단호박…제주 농장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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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도 되기 전에 익혀져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도에서 밭에 있던 단호박이 수확도 되기 전에 익어버리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발생했다.

제주시 한경면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장주는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너무 더워서 (미니 단호박이) 밭에서 익어버림"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아직 수확되지 않아 줄기에 매달려 있는 미니 단호박의 모습이 담겼는데, 마치 찜통에서 막 꺼낸 것처럼 진한 노란색으로 익어 있다. 농장주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가위로 단호박의 속살을 헤집어보았지만, 단호박은 포슬포슬하게 익은 상태였다.

농장주는 "미니 단호박 2차 수확하러 갔는데 계속되는 폭염특보에 더위 먹은 밤호박들이 많이 보인다"며 "혹시나 해서 찔러보니 진짜로 익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와중에도 '보우짱' 품종이라 밤처럼 포슬포슬 익었다"라고 적었다.

이처럼 농작물이 장기간 높은 기온에 노출되면서 밭에서 익어버리거나 껍질이 터지는 등의 열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열과로 색깔이 진하게 변한 단호박은 이른바 '못난이'(겉모양의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맛이나 영양은 똑같은 작물)로 분류돼 저렴하게 판매될 수 있지만, 내부가 팽창해 터져버린 단호박은 출하가 어렵다.

농장주는 "폐기량이 은근 많다"며 "어쩔 수 없이 폐기해야 한다.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에선 이달 18일 이후 12일째 폭염 특보가 유지되고 있으며, 서귀포시는 지난 15일부터 15일째, 제주시는 지난 18일부터 12일째 열대야가 지속 중이다.

고온 현상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작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생육 불량과 열매 터짐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충분히 물을 주고, 시설하우스는 차광막과 차광제 등 해가림 시설을 통해 열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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