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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여파에 '명품왕국' 휘청…LVMH, 영업이익 15%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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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등 주력 브랜드 판매 악화
아르노 "루이비통 美공장 증설"

몽클레르·구찌도 실적 부진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명품 소비가 크게 둔화한 가운데 주요 명품 업체의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소비심리 부진과 미국발(發) 관세 우려 탓에 당분간 명품 소비가 반등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24일(현지시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약 90억유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 또한 4.3% 줄어든 398억유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LVMH의 주력 브랜드인 루이비통, 로에베 등이 특히 부진했다. 이들 브랜드가 속한 가죽제품·의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줄어든 191억유로에 그쳤다.

세계 명품 시장을 이끌어온 중국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는 영향이 컸다. LVMH의 전체 매출에서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상반기 30%였으나 올 상반기엔 28%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본의 매출 비중도 기존 대비 1%포인트 줄어든 8%를 기록했다. 그나마 수요를 뒷받침하던 미국조차 매출 증가를 이뤄내지 못하며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유럽산 수입 제품에 본격적으로 관세를 매기면 가격이 올라가 소비가 더 둔화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다른 명품 업체들도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LVMH와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몽클레르는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 감소한 3억9660만유로에 그쳤다. 월가 예상치인 4억2720만유로를 7% 밑돌았다. 월가에선 구찌를 보유한 케링그룹의 2분기 매출이 17%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명품 시장은 수요 부진 여파로 전년 대비 최대 5%가량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달 1일부터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EU) 제품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명품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상호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명품 업체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이날 “미국 텍사스에 2027년까지 루이비통 공장을 신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루이비통은 2019년에도 텍사스에 공장을 건설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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