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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사모대체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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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삼성증권 채널솔루션전략팀 수석
지금 당장 사모대체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
최근 몇 년간 사모대체 투자의 민주화(democratization)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기관 투자자의 전유물이었던 사모대체 투자 기회를 리테일 투자자에게 공급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돼 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투자하려고 해도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유수의 GP들의 상품이 공급되고 있지만, 사모펀드 형태라 최소 가입금액, 투자자 수, 가입 시기 등에 제약이 있습니다. 사모대체 투자의 진정한 민주화와는 아직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방법은 최소 가입금액에도, 투자자 수에도 제약이 없고 언제든 마음먹으면 투자할 수 있습니다. 바로 상장 BDC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비교적 쉽게 접근이 가능한 투자 수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관련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도입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곧 국내 시장에 상장된 BDC 거래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집 받아 비상장 중소기업에 자금대출 및 경영자문을 진행하고 그 수익금을 다시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일종의 특수목적법인)입니다. BDC는 1980년 미국에서 최초로 탄생했으며, 현재 약 55개 내외의 BDC들이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거래소에 상장되어 일반 주식처럼 거래가 된다는 점입니다. BDC는 기본적으로 폐쇄형 펀드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환매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대신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투자자가 시장에서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BDC는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우선 모집된 투자금의 70% 이상을 반드시 미국 내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부채비율을 일정부분 이내로 유지해야 하고, 투자하는 대상 기업에 대해 지속적이고 중점적인 경영지원을 지속해야 합니다. 투자 대상 자산을 다변화해야 하고, 매 분기 투자 대상 자산을 공정가치로 평가해 SEC에 보고해야 합니다. 또한 수익금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분배할 경우 세제 혜택(투자수익에 대한 비과세)을 받을 수 있습니다.

BDC의 투자 매력은 무엇일까요? 우선 높은 일드 수익을 들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비상장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다이렉트 렌딩을 주 전략으로 하다 보니, 일반적인 채권 등 여타 일드형 자산 대비 높은 일드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높은 수익률은 아까 말씀드린 세제 혜택과도 연결되어 있는데요, 대다수의 BDC들이 수익금의 90% 이상을 분배하여 법인세를 면제받고 있습니다.

세전 이익 그대로가 세후 이익이 되는 셈이니 분배할 수 있는 파이가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받는 배당에는 과세가 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또한 상장되어 거래되기 때문에 비교적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며, 여타 사모대체 투자 방법들과는 달리 원하는 시점에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뚜렷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BDC를 투자할 때는 유의해야 할 위험 요인들도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장점과도 상당 부분 연계됩니다. 비상장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이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일드 확보가 가능하지만, 반대 급부로 신용 위험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대형사 대비 재무·사업적 안정성이 높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시장에 드라마틱한 리스크가 나타났을 경우, 연쇄적인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상장되어 거래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BDC가 거래되는 가격이 순수하게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BDC가 대출해준 기업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라도, 센티먼트에 의해 수급이 흔들리고, 수급에 따라 가격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BDC를 투자하기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BDC는 비상장 중견기업 대상 투자인 만큼 경기 침체 시 극단적 이벤트 리스크를 잠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BDC를 선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런 점에서 규모가 큰 BDC가 일차적으로는 선호됩니다. 규모가 클수록 여러 하위 투자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 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BDC 규모가 클수록 자금 조달 능력, 우량한 딜의 소싱 능력 등이 양호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아울러 과거 해당 BDC의 역사, 트랙 레코드, 손실률 등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만약 좋은 BDC를 직접 선별하는 것이 부담된다면 ETF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상장된 BDC ETF를 통해 전반적인 BDC 종목들에 고르게 분산투자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BDC들의 거래량이 생각보다 풍부하지는 않고, ETF도 여타 종목들 대비 사이즈가 크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자금의 대부분을 투자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 투자 관점에서 일부를 분산하는 용도로 투자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신문 - 2025.08.02(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