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도 ‘세기의 비만약’ 전쟁이 불붙는다. 상용화한 비만약 중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큰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다음달 중순 국내에 출시돼서다. 미국에선 이미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를 시장점유율에서 눌렀다. 비만약 ‘끝판왕’ 등장에 이 약의 국내 유통을 맡으려는 기업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당초 국내 제약사와 의약품 유통회사는 일라이릴리가 마운자로의 국내 영업, 마케팅, 유통 등을 어떤 기업에 맡길지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마운자로 국내 판권을 확보하면 국내 비만약시장에서 단숨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일라이릴리는 이르면 다음주 마운자로의 국내 유통 방침 등을 정해 업계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 영업은 일라이릴리 내부 인력을 활용해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유통도 특정 기업 한 곳에 몰아줘 나머지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것보다는 그동안 거래한 모든 기업에 골고루 맡기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했다.
GLP-1 등장 전 폭넓게 활용되던 큐시미아 등 펜터민 계열 먹는 비만약의 감량률은 10% 정도다. 노보노디스크의 또 다른 GLP-1 비만약 삭센다는 56주차 감량률이 7.5%다. 마운자로의 허가용 임상시험 72주차 감량률은 22.5%, 위고비는 68주차 14.9%다. 비만약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보다 비만약 출시가 앞선 미국에선 마운자로(미국명 젭바운드)가 위고비를 시장점유율에서 앞질렀다. 1분기 시장점유율은 젭바운드 53.3%, 위고비 46.1%였다. 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위고비가 26억4000만달러, 젭바운드는 23억1000만달러인데, 위고비 매출은 올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고 젭바운드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에서 먹는 GLP-1 비만약 ‘DD02S’의 임상 1상 시험을 하고 있다. 인벤티지랩과 펩트론은 월 1회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신약을 개발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리벨서스’ 복제약 출시를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성공했다.
이지현/송영찬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