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병원 유치는 위례 주민의 숙원사업이었다. 2008년 위례 택지개발 승인 시부터 종합의료시설 계획이 추진됐다. 2016년 의료시설용지 매각이 불발되자 SH는 의료·업무·상업이 가능한 의료복합용지로 방향을 틀어 민간사업자 공모를 진행했다. 2021년 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며 사업이 물살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토지대금 미납 등 문제로 계약 해제, 사업 중단이란 우여곡절을 겪었다. 위례성심컨소시엄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인허가 등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경기 의왕 백운밸리 의료복합단지 개발 사업도 순항 중이다. 시행사 측은 최근 토지 매입을 완료하고, 사랑의병원을 유치했다.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응급 의료체계가 구축된 의왕 최초의 종합병원이 탄생할 전망이다. 시니어주택과 오피스텔의 혼합 단지인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과 인접해 있다. 인천 서구 청라의료복합타운은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800병상 규모의 서울아산병원 청라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산학연 시설과 시니어 헬스케어 클러스터, 오피스텔 등도 함께 들어선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엔 세브란스 병원 건립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 외곽에 대형병원이 조성되면 인근 집값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의료 인프라 불균형 문제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병원 자체가 수익성이 나는 시설이 아니다 보니 의료복합타운 프로젝트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의료 대란’을 거치며 대형병원의 자금력이 더 떨어져 시행사의 부담이 훨씬 커졌다”며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을 지어 수익을 보전해야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의료복합타운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윤주선 전 홍익대 교수는 “인구소멸지역을 제외하고 시니어주택을 임대형으로만 지을 수 있다 보니 사업성이 안 맞춰지는 측면이 크다”며 “분양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노인복지시설 규모가 30%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제도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자에게 자율성을 더 많이 줘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