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부총리와 함께하는 혁신 첫걸음-기재부가 달라졌어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구 부총리는 “기재부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핵심 사원으로, 다른 부처에는 ‘파트너’로서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구 부총리가 인사청문회 첫머리발언에서도 꺼낸 개념이다. 그는 “기재부가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주주인 국민에 대한 봉사자가 돼 국민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도와줄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다른 부처를 이끌기보다는 도와주고,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유세에서 ‘기재부가 정부 부처 왕 노릇을 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구 부총리가 보조를 맞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미국 관세 협상을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미국과 (방미 일정) 협의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가서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관세 협상이 최대한 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협상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주 구 부총리의 방미 가능성이 점쳐진다.
같은 날 취임식을 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미 통상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며 통상 현안 대응을 우선 과제로 둘 것임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현재 대미 관세 협상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관세 조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 버팀목이었던 자유무역 질서와 국제규범이 더 이상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장관 모두 불필요한 형식을 최소화하자고 강조한 것도 눈에 띄었다. 구 부총리는 “대면보고, 회의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보고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 역시 “보고를 위한 보고, 치장된 보고서, 윗사람의 지적 욕구를 위한 형식적 업무 등 ‘가짜 일’을 멈추고 실질적인 정책 성과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정민/하지은 기자 peux@hankyung.com